[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유럽에서 기록적인 한파로 인한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공급마저 줄어들어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주일째 이어진 맹추위로 인해서 유럽에서 3일 낮(현지시간)까지 218명이 숨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최저 기온이 섭씨 영하 33도까지 떨어진 우크라이나에서는 일주일 동안 무려 유럽 총 사망자의 절반에 가까운 101명이 목숨을 잃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사망자 외에 동상과 저체온증으로 인해 치료가 필요한 사람의 수도 약 1천600명에 달하고 있다.
일부 지역의 기온이 영하 35도까지 내려간 폴란드에서는 최근 24시간 사이에 8명이 추가로 숨져 한파로 인한 사망자 수가 37명으로 늘었다.
또 불가리아와 이탈리아에서 각각 16명과 3명이 사망하는 등 유럽 각국에서 강추위로 인한 사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혹한과 폭설로 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사상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르비아에서는 현재 1만1천명 이상의 주민이 눈보라에 갇혀 고립된 상태여서 큰 인명 피해가 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계속되는 한파로 유럽 전역의 난방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공급이 줄어들고 있어 가스 부족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오스트리아 국경을 경유해 이탈리아로 공급되는 러시아산 가스가 최근 10%가량 줄었고 폴란드와 슬로바키아도 공급량이 각각 7%,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이 같은 상황이 기록적인 한파 때문에 지하의 천연가스를 채취하는 데 제한을 받는 것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