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배규정 기자] 롯데가 3일 그룹 주요 사업부문의 수장을 전격 교체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먼저 이철우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이 총괄사장으로 영업현장에서 물러나고 신헌(58) 롯데홈쇼핑 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신 사장은 한성고, 중앙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롯데쇼핑에 입사해 광주점장, 마케팅부문장, 상품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백화점 업계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또 허수영 케이피케미칼 사장(61)이 호남석유화학 대표로 선임됐다. 앞서 5년간 호남석화를 이끈 정범식 사장(64)은 총괄사장으로 직책이 바뀌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롯데측은 "이번 인사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점을 반영해 역대 최대 규모인 96명을 새로 임원으로 발탁했다"며 "임원 인사를 포함해 총 194명의 승진인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날 인사가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 체제에 대한 주요 계열사의 친정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또 신격호 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70)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신 회장 체제를 굳건하게 하려는 용퇴로 보고 있다. 이번 인사로 롯데 주요 계열사 CEO의 평균 연령대는 60세 에서 57세로 낮아졌다.
이외에도 이원우(62) 롯데물산 대표이사와 박상훈(58) 롯데카드 대표이사를 각각 잠실 제2롯데월드 사업 추진과 카드시장 점유율 제고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용수 롯데삼강 부사장(54)은 식품사업 부문 경쟁력을 크게 높였다는 점을 인정받아 롯데제과 대표로 임명됐다.
여성임원 승진도 이뤄졌다. 송승선 롯데마트 이사는 온라인사업팀장으로 남다른 기획력과 추진력을 발휘해 뛰어난 업무성과를 낸 점을 평가받았고, 박선미 대홍기획 이사는 광고 카피라이터로 탁월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롯데그룹 사상 최초로 내부 승진 여성 임원으로 발탁됐다.
롯데 관계자는 "여성인재를 적극 육성하려는 신 회장의 주문에 따른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역량있는 젊고 역동적인 조직 구성에 중점을 뒀다"고 인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