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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개월만에 2,000선 탈환… 외국인·기관 매수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6개월만에 2,000 고지를 탈환했다.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적극적인 매수에 나섰고, 기관도 매수세를 보였다.

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2.14포인트(1.12%) 오른 2,003.73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해 8월4일 2018.47로 마감한 이후 6개월만이다.

이에 따라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한 급락분을 모두 회복했다. 당시 코스피는 예상치 못한 대형 악재로 인해 1943.75로 곤두박질쳤었다.

지수는 0.18% 오른 1,985.21로 출발해 장 초반부터 강한 상승세를 타고 오전 11시10분경 2,000선을 넘어섰다.

그리스 루카스 파파데모스 총리가 전날 구제금융 지원 조건을 확정하기 위해 이른바 트로이카[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대표들과 논의를 벌여 민간채권단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를 상당 부분 손실 처리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2차 구제금융 협상 타결이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할 경우 막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해 유로존 체제 유지 방침을 확인시켜 준 것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코스피의 2,000선 돌파를 이끈 것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3천977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실적호조가 예상되는 화학과 전기전자 업종을 집중적으로 순매수했다.

유럽은행의 장기대출(LTRO) 자금 유입을 바탕으로 한 매수세가 사흘째 이어지는 등 올해 들어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모두 8조5천억원을 넘어섰다.

기관도 163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12일만에 처음 매수세로 돌아섰다.

개인은 차익실현에 나서 4천86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 중심의 매수세로 2천818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전기가스(-2.35%), 섬유의복(-2.31%), 의료정밀, 통신, 보험업 등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지수가 올랐다.

특히 건설(3.33%), 종이목재(2.68%), 증권(2.64%)의 상승 폭이 컸다. 화학, 운수창고도 2%대 상승세를 보였다.

두바이유 상승에 따른 해외 수주 모멘텀 기대로 GS건설,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등 건설업종은 가장 많이 올랐다. 경남기업과 동부건설도 강세를 나타냈다.

대신증권, 삼성증권,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증권주는 코스피 2000선 돌파에 1~4%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포스코에 의한 인수합병(M&A) 루머로 장중 한 때 상한가를 기록했던 교보증권은 포스코와 교보증권의 부인으로 7.2% 오르는 데 그쳤다.

이 밖에도 음식료품과 의약품, 비금속광물, 철강금속, 기계, 운송장비, 금융, 은행 등이 올랐다.

해양플랜트 수주 가능성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업종도 강세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상승했다. 현대중공업(5.91%), S-Oil(5.75%), 하이닉스(4.33%), LG화학이 급등세를 보였다. 현대모비스, LG전자 등도 소폭 상승했다.

현대자동차와 신한지주, KB금융도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삼성전자와 포스코, 기아자동차, 삼성생명, 한국전력은 하락했다.

주요 종목별로 대한전선이 채권단의 금융지원을 받는다는 소식에 이틀째 상승세를 지속했고, 노인용 기저귀 생산업체인 모나리자가 치매관리법이 지난 5일부터 시행 중이라는 소식으로 사흘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반면 KT&G는 담배 가격의 동결 소식으로 1.3% 하락했다.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24종목을 포함해 517개, 하락 종목 수는 하한가 없이 311개다. 보합은 74개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1.88포인트(0.36%) 오른 520.95를 나타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가칭 안철수재단에 출연할 안철수연구소[053800] 주식 186만주 가운데 86만주를 매각한다고 밝혀 매물 부담이 커진 안철수연구소가 8.94% 급락했다.

주요 종목별로 솔본이 인피니트헬스케어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한다는 소식으로 상한가를 기록했고, 네오위즈게임즈가 4분기 실적 호조 발표에 힘입어 7.5% 올랐다.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34종목을 포함해 506개, 하락 종목 수는 하한가 6종목을 포함해 442개다. 보합은 66개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2.9원 내린 1,115.8원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