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인해 서민 경제가 크게 위축됐지만 국내 은행권은 6개 은행이 `순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하는 등 사상 최대의 순이익 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우리은행, 2009년 하나은행이 순익 2천억원을 간신히 넘겼고 2010년 국민은행의 순익이 112억원인 것에 비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폭발적인 성장세다.
문제는 이들 은행이 대출이자를 올리고 예금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이 처럼 막대한 순이익을 남겼다는 점이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순이익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장사는 모두 21곳이며, 이 가운데 6곳이 시중은행이다.
해당 금융기관은 신한, KB, 우리금융, 기업, 외환, 하나금융지주로, 시중은행이 6곳이나 1조원 클럽에 가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금융은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3조원을 넘는 순이익을 올려 삼성전자, 현대차, SK, 포스코, 기아차, 현대중공업에 이어 순익 7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KB, 우리금융 등은 순이익이 2조원을 넘었다.
올해는 외환은행만 1조원에 다소 못 미칠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신한금융은 3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KB와 우리금융도 각각 2조원 안팎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은행의 수익이 급증하고 이익 기반이 탄탄해진 것은 대출금리를 올리고 예금금리를 내려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을 키웠기 때문이다.
2009년 2.68%포인트였던 은행 예대마진은 2010년 2.85%포인트로 뛰어오른데 이어 지난해(2.96%포인트)는 3%포인트에 육박했다.
금융기관이 은행의 대출이 필요한 서민들의 주머니를 최대한 탈탈 털어서 막대한 부를 챙긴 것.
금융소비자연맹의 조남희 사무총장은 "은행의 이익 기반이 탄탄해졌다는 것은 대형 은행 중심의 시장구조가 굳어졌다는 뜻"이라며 "대출금리 인하 요구에 꿈쩍도 하지 않으니 순익이 많이 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