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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연령 신용불량자 급증… 신불자 4명 중 1명은 50세 이상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두고 신용불량자가 되는 사람이 급증, 신불자 4명 중 1명이 5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10년간 이 연령대의 신불자가 늘어나면서 은퇴연령 100명 가운데 1명이 신불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9일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워크아웃(채무조정)을 신청한 신불자 가운데 50세 이상은 1만8천342명으로, 전체 신청자 7만5천850명 가운데 24.2%를 차지하는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더 세분화하면, 50~59세가 19.4%(1만4천700명), 60세 이상이 4.8%(3천642명)이었다.

프리 워크아웃(사전 채무조정)을 신청한 사람도 2천636명이나 돼 이들을 모두 더하면 신불자로 전락했거나 전락할 위기를 맞은 은퇴인구는 지난해만 2만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50~59세 신불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신복위가 설립된 지난 2002년 8.12%에서 지난해 19.4%로 2배 이상 커졌고, 60세 이상도 1.4%에서 4.8%로 크게 늘어났다.

또 지난 10년간 신불자가 된 은퇴인구는 16만7천15명에 달해 전체 50세 이상 인구 1천417만명의 1.2%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복위 관계자는 "교육비, 주거비 등으로 돈 쓸 곳은 많은데 직장을 잃거나 퇴직한 은퇴인구와 사업에 실패한 자영업자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신불자가 금융회사에 갚지 못한 빚은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크아웃 신청이 받아들여져도 대부분 이자만 감면되기 때문에 원금은 갚아야 하는데, 고령이다 보니 안정적이며 고정적인 수입이 생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육비, 주거비 등의 부담이 여전한 데다 자영업에서 실패해 더 큰 빚을 지는 경우도 많아 엎친데 덮친 격이 된 신불자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부채가 3천만~5천만원인 워크아웃 신청자는 2008년 1만148명에서 지난해 1만2천433명으로 증가했으며, 부채가 5천만원을 넘는 신청자도 4천564명에서 6천956명으로 늘었다.

또 통계청의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50대 가구주의 담보대출은 2010년 평균 8천274만원에서 지난해 8천820만원으로 늘어났고 60세 이상 담보대출은 1억원을 돌파했다.

신복위 관계자는 "가계부채 규모가 커져 신불자의 부채도 늘어나는 것 같다"며 "중년과 노년층의 `하우스푸어'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