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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이통요금 20% 인하 공약에 통신업계 '반발'

[재경일보 박우성 기자] 새누리당이 4.11 총선공약으로 '이동통신 요금 20% 인하'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통신업계는 9일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현재 검토중인 이동통신 요금인하안은 ▲음성통화료 20% 인하 ▲단말기 보조금 받지 않을 경우 음성·데이터·문자메시지 요금 20% 추가 인하 ▲롱텀에볼루션(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적용 ▲이통사간 상호접속료 인하 등으로 요약된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에서는 지난해 경영실적에서 무선서비스 분야의 매출이 떨어진 점을 들어 "요금인하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무선분야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 시행된 기본료 1천원 인하로 인해 SK텔레콤, KT와 LG 유플러스(U+)가 각각 전년 대비 0.6%, 1.3%, 1.9% 감소했다. 3사의 무선매출이 모두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구나 통신업계는 현재 4G LTE 망 구축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요금 인하가 통신산업 발전에 큰 장애물이 된다는 입장이다.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 KT 3조3천185억원(무선 1조6천77억원), SK텔레콤 2조2천770억원, LG유플러스 1조7천155억원 등 사상 최대인 총 7조3천110억원 규모의 투자를 했다.

LTE에 대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도입에 대해서도 "3세대(3G) 이동통신에서도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급격한 트래픽 증가와 소수 이용자의 트래픽 과다 점유 등 그 폐해가 드러났다"며 "미국, 영국에서도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폐지하는 추세이며, 해외에서도 LTE에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를 도입한 사례가 없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통신사업자간 접속료 인하는 요금인하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것이 통신업계의 입장이다.

하지만 통신업체들이 지난해 사용한 엄청난 규모의 마케팅비를 감안하면, 여전히 요금인하 여력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마케팅비를 줄이는 대신 요금인하를 단행하는 방향으로 방향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동통신 3사는 SK텔레콤 2조9천240억원, KT 2조291억원, LG유플러스 9천315억원 등 마케팅 비용으로 무려 5조7천509억원을 지출, 지난해 투입한 총 투자비에 비해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사들의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 비중을 20% 이하로 낮추도록 권고한 '마케팅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이다.

업체별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 비중은 KT 24.4%, SK텔레콤 23.7%, LG유플러스 22.8%로 3사 모두 방통위의 가이드라인인 20%를 웃돌고 있다.

따라서 이통 3사가 마케팅비를 절감하면 요금인하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