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유진 기자] 불경기를 맞아 매운맛 가공식품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 <불경기 = 매운맛 식품 매출 증가> 공식이 다시 한 번 입증되고 있다.
이마트가 13일 상품 매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매운 상품의 매출 비중이 높아졌다.
카레 PB(Private Brand) 상품의 경우 순한맛, 중간맛, 매운맛 매출 비율은 25대 35대 40으로, 전년 동기 매출 비율 30대 35대 35와 비교해 순한맛 비중은 줄어들도 그만큼 매운맛 비중이 커졌다.
또 2010년부터 매운맛의 정도에 따라 매운맛을 4단계로 구분해 판매하고 있는 '이마트 고추장(PB 제품)'의 경우, '매운맛'과 '아주 매운맛', '무진장 매운맛'의 매출 비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 21대 31대 48에서 올해 4대 5대 91을 기록하며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무진망 매운맛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하며 90% 이상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가장 매운맛인 '무진장 매운 고추장'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5.4%의 신장세를 보였다.
과자류도 '매운 새우깡'과 '양파링 매운맛', '떡볶이연구소'(매운맛·무진장 매운맛) 등 매운맛을 강조한 상품의 매출이 무려 217.9%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전체 매출이 30% 신장된 새우깡은 '매운 새우깡' 제품의 매출이 무려 11배 이상 뛰었다.
매출 구성비에서도 일반 새우깡 대비 매운 새우깡 매출 비율은 지난해 97대 3에서 올해 70대 30으로 매운 새우깡의 비중이 10배로 커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작년 초부터 매운 새우깡이 인기를 얻기 시작해 상품 진열을 강화해 매출이 큰 폭으로 뛰었다"고 설명했다.
대형 마트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매운맛 매출이 증가하고 있어 조리 음식도 매운양념닭발구이, 매운족발 등을 선보이는 등 매운 음식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최근 유럽 재정위기 영향으로 불경기에 접어들었다.
지난달 우리나라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제조업 BSI가 78로 2009년 6월(7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비제조업 BSI도 78로 전달보다 5포인트 떨어지는 등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쁜 경기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불경기에 매운맛의 인기가 늘어나는 것은 국민들이 불경기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매운 음식을 찾기 때문이다.
고추의 캡사이신이 혀에 통증을 주면 뇌에서 엔도르핀이 분비되기 때문에 매운맛이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