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확보하는 조건으로 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에 의해 요구된 긴축안이 12일(이하 현지시간) 그리스 의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경으로 예상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에서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최종 확정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날 표결에 반발하는 8만여명의 시위대에 의해 아테네 도심에서 극렬시위가 발생, 적어도 80명이 다치고 극장을 포함한 건물 최소 10여곳이 불타탔으며 상점들이 약탈당하는 등 큰 혼란이 발생했다.
그리스 의회는 12일 자정께 유로존·국제통화기금이 1천300억유로의 추가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요구된 긴축안이 포함된 2차 구제금융 협정과 채무조정 양해각서(MOU) 승인안을 표결에 부쳐 과반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긴축안은 최저임금 22% 삭감과 연금 삭감, 공무원 연내 1만5천명 감원 등을 통해 올해 33억유로(국내총생산 대비 1.5%)를 포함해 2014년까지 국내총생산 대비 7%를 줄이는 조치들을 담고 있다.
표결에 앞서 제1,2 정당인 사회당과 중도우파 신민당 당수들이 파산을 경고하면서 긴축안 지지를 촉구해 긴축안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앞서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 과도정부를 구성한 정당지도자들이 합의안 긴축안을 논의한 뒤 3억2천500만유로의 부족분을 메우고 합의안을 의회에서 비준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오는 4월경으로 예상되는 조기총선에서 누가 승리하더라도 합의된 긴축안이 이행돼야 한다며 주요 정당 당수들의 서면 확약을 요구했다.
한편, 그리스가 긴축안을 승인함에 따라 이제 공은 오는 15일 예상되는 유로그룹 회의로 다시 넘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