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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김포~쑹산 노선 운수권 경쟁 치열

[재경일보 조영진 기자] 우리나라 김포공항과 대만 쑹산공항을 오가는 신설 노선에 대한 국토부의 운수권 배분이 임박한 가운데 이 노선을 손에 넣기 위한 항공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해양부가 최근 마감한 김포~쑹산 운수권 신청에 대형항공사와 저가항공사 등 국적항공사 7곳 모두가 뛰어들었다.

지난해 한국-대만 항공회담 결과 신설된 김포~쑹산 노선은 평균 탑승률 80%대의 인천~타이베이 노선을 능가하는 '황금노선'으로 꼽히고 있어 대형항공사와 저가항공사 모두 김포~쑹산 노선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것.

업계에서는 타이베이 중심 상업지구에서 3㎞ 이내에 위치한 쑹산공항을 이용할 경우, 공항 접근 시간이 1시간 이상 단축돼 비즈니스 승객과 관광객이 모두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저가항공사들은 저가항공사 육성을 위해 신규 노선권 배분시 저가항공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국토부의 방침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치열한 경합이 펼쳐졌던 지난해 2월 일본 나리타 운수권도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 등 저가항공사가 독식했었다.

이에 따라 '김포~쑹산 노선'에 대한 저가항공사의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항공업계에서는 지난해 나리타 노선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에 배분된 만큼 이번에는 나머지 저가항공사에 기회가 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대만 정부가 최근 김포~쑹산 노선을 대만 양대 대형항공사인 중화항공과 에바항공에 배분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대형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대만 정부는 대만 항공사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자국 저가항공사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형항공사들에 운수권을 몰아주고 있다"며 "우리측 운수권이 저가항공에 돌아간다면 대만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 저가항공사가 인수·합병 대상으로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김포~쑹산 노선이 저가항공사에 돌아간다면, 현재 항공사 매각시 운수권 양도·양수에 관한 법이 없어 항공시장에 혼란이 올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국토부는 이달 말 소집 예정인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통해 김포~쑹산 운수권 배분과 함께 인천~타이베이 주 4회 증편분과 인천~파리 주 1회 증편분에 대해서도 분배할 예정이다.

특히 인천~파리 노선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가운데 어느 쪽에 분배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이 노선은 대한항공이 여름 성수기에 주 10회, 동계 비수기에는 주 7회, 아시아나항공은 연간 주 3회 운항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프랑스와의 제휴를 고려하면 인천~파리 노선은 사실상 대한항공이 과점하고 있다"며 "진정한 경쟁 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아시아나가 주 1회를 더 받아 장거리 노선 최소운항 횟수인 주 4회를 채워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업계의 예상을 깨고 2010년 7월 인천~파리 노선 주 1회 증편분을 분배받았던 대한항공이 이번에도 대형여객기인 A380의 연중 중단 없는 운항을 위해서 증편분 분배를 요구하고 나서 국토부의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동계 운수권 부족으로 인해 하계 시즌에만 A380을 인천~파리 노선에 띄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