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유진 기자] 이상기후와 수급 조절 실패 등으로 국내산 과일값이 폭등하면서 값싼 수입 과일의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과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수입 과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31.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는 수입산의 비중이 30%를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품목별 수입 과일 매출은 바나나 33.6%, 오렌지 17.2%, 포도 16.7%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세 품목이 전체 수입 과일 매출의 67.5%를 차지했다.
이달 들어서도 한파로 인해 국내산 과일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 과일의 선호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가락시장 도매가격 기준으로 겨울 대표과일인 귤 5㎏짜리 한 박스(상품)의 가격은 2만5천98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7%나 크게 올랐다.
사과 15㎏짜리 한 박스(후지)의 가격도 7만1천627원으로 26.1% 상승했다.
이처럼 귤과 사과 등 겨울 대표 과일들의 가격이 급등하자 소비자들은 미국산 오렌지와 칠레산 포도, 필리핀산 바나나·파인애플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관세 철폐 등의 영향으로 칠레산 포도는 작년보다 수입가가 떨어지면서 인기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이달들어 지난 16일까지 칠레산 청포도(900g)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배나 급등했다.
미국산 네이블 오렌지와 자몽 등의 매출도 10∼20%대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수입산의 인기가 높아지자 수입산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15일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의 평균 경매 가격을 보면, 수입 바나나(특/13㎏)가 2만2천원으로 작년(2만원)보다 10% 상승했고, 오렌지(특/18㎏)는 5만6천원으로 작년(4만7천500원)보다 18% 상승했다.
파인애플(특/12㎏)도 1만9천900원으로 작년 1만5천500원에서 30% 가까이 오르는 등 포도를 제외한 주요 수입 과일의 가격이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가격이 많이 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국내산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산 과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자 롯데마트는 오는 23일부터 29일까지 오렌지와 바나나를 시세보다 25∼30%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이마트도 작년에는 소량만 내놨던 자몽, 메로골드 자몽, 아보카드, 레몬, 석류 등의 수입산 물량을 확대했다.
롯데마트의 한 관계자는 "수입 과일도 국내산과 비슷하게 산지의 이상 기후 등으로 생산량과 과수 크기에 변화가 있어 가격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