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대외 호재로 초반 급등했던 코스피가 기관의 대량 차익매물로 인해 장중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고 강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중국 지급준비율 인하 호재로 중국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1.43포인트(0.07%) 오른 2,024.9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0.89% 오른 2,041.51에 개장하고서 개장 5분 만에 1.18%(23.96포인트)까지 상승한 2,047포인트로 치솟아 2,050선마저도 넘보는 강세를 보였다.
독일, 이탈리아, 그리스 정상들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릴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 지원에 관한 합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며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완화된데다 미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 등의 호재가 겹친 탓이었다.
지난 18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초 3년 만에 지급준비율을 0.50%포인트 인하한지 3개월 만에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0%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차익 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지며 지수의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기관의 차익실현 물량은 최근 상승폭이 컸던 전기전자(IT)와 증권주를 중심으로 나왔다.
서해상에서 실시되는 한미군사훈련과 관련해 대북 리스크가 부각된 점도 하락 압박으로 작용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은 1천638억원을 순매수하며 최근의 매수 기조를 이어갔고 개인도 672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전지전자, 운수장비, 화학, 철강업종을 위주로 순매수했다. 개인은 줄곧 차익실현에 열중하다 오후 들어 순매수로 전환했다.
반면 기관은 2천629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 거래를 중심으로 1천139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상승과 하락이 엇갈렸다.
비금속광물업종은 전날보다 4.54% 급등했다. 시멘트 가격 인상을 두고 대립했던 레미콘과 건설업계간 갈등에 대한 정부의 중재로 시멘트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산산업, 성신양회, 쌍용양회, 동양, 현대시멘트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시멘트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탓이다.
또 중국의 지준율 인하로 인한 긴축정책 완화 기대감에 중국 관련주라고 할 수 있는 포스코 등 철강금속 업종과 호남석유, 금호석유, LG화학, 한화케미칼 등 화학 업종이 각각 1.77%, 1.14% 상승하는 강세를 보였다.
이 밖에 종이목재, 기계, 의료정밀, 유통업, 제조업, 운송장비 등이 상승했다.
반면 건설(-2.24%)과 은행(-2.10%)의 하락폭이 컸다. 보험과 운수창고, 의약품, 금융, 서비스, 전기전자(IT), 통신, 음식료, 섬의의복 등은 1% 미만의 약세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대부분 장 초반에는 강세였으나 약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장중 119만4천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 120만원선 돌파까지 기대하게 했지만 오후 들어 약세로 돌아섰다. 장 막판에는 0.85%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며 전날보다 1천원(0.09%) 내린 117만5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외에도 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LG전자, 삼성전기 등 대부분의 IT 대형주가 약세를 보였다.
중국 지준율 인하 영향으로 포스코(철강)와 LG화학(화학), 현대중공업(조선) 등이 상승했고, 현대차, SK이노베이션, 한국전력, S-Oil 등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기아차, 삼성생명, KB금융이 하락했고 신한지주, 현대모비스 등은 보합으로 마감했다.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41종목을 포함해 466개, 하락 종목 수는 하한가 2종목을 포함해 374개다. 보합은 75개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19포인트(0.04%) 오른 540.33으로 마감했다.
셀트리온, 다음, 안철수연구소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약세였다.
주요 종목별로는 '문재인 테마주'로 떠오른 조광페인트가 특정 정치인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새누리당이 이재광 광명전기 대표를 비례 대표 후보로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광명전기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알에프텍이 삼성전자의 휴대폰 후광과 LED매출 본격화 기대감으로 10.4% 올랐고, IC칩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바른전자는 오는 3월부터 금융IC카드 전용사용 시범운영을 앞두고 기대감이 작용하며 8.2% 올랐다.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40종목을 포함해 521개, 하락 종목 수는 하한가 2종목을 포함해 440개다. 보합은 61개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10원 내린 1,123.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