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더욱 떨어진 -0.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연합(EU) 집행위는 지난해 11월에 낸 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을 0.5%로 예상했었다.
유로존의 연간 마이너스 성장은 2009년 이후 3년 만으로, 당시 유로존은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4.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지난해 말 예상 밖으로 하락한 성장률 추세가 올해 상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이라며 "이미 약한 경기침체기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유로존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0.3였다.
집행위는 그러나 성장 하락세가 급격하지는 않을 것이며, 하반기부터는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성장 전망치가 대폭 낮아진 것은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와 포르투갈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벨기에, 스페인, 이탈리아, 키프로스, 슬로베니아 등도 당초 예상보다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경우 지난해 11월 전망 보고서에서 2012년에 -0.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에는 -1%로 전망치가 더 악화됐으며, 이탈리아도 -0.3%에서 -1.3%로 1%포인트나 더 낮아졌다.
그리스는 -4.4%로 5년 연속 경기침체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로존 경제규모 1,2위 국가인 독일과 프랑스는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보다 0.2%씩 낮아지기는 했지만 각각 0.6%와 0.4%로 전망돼 유로존 경제 성장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유로존의 이번 전망은 올해 세계 경제가 4.3% 성장하고 유로존 국채위기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이 "점진적으로 사라질 것"을 전제로 해 작성된 것이어서 성장률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리 렌 경제ㆍ통화 담당 집행위원은 "비록 경기가 침체되고는 있으나 금융시장의 불안이 완화되는 등 경제가 안정되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렌 집행위원은 `신용 추락'은 피하게 됐으나 세계 경기 둔화와 긴축정책으로 인한 내수 위축과 높은 실업률 등으로 인해 기업과 소비자 신뢰도가 낮아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집행위는 각국이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부가가치세 등 간접세들의 세율을 올리고 에너지 가격이 뛰어 물가상승률이 2.1%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보고서 전망치인 1.7%에 비해 0.4%포인트 높아진 것이며, 유럽중앙은행(ECB)의 억제목표치(2%)도 약간 웃도는 것이다.
경기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는 데다 물가가 억제목표치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ECB가 현재 1%인 기준금리를 더 낮출 여지가 좁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