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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휘발유값 ℓ당 2천원 눈앞… 업계는 유류세 인하 요구

[재경일보 오희정 기자] 이란 핵 우려 등으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으로 국내 기름값도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유류세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26일 한국석유공사의 가격정보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25일 기준 전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값은 ℓ당 1천998.35원으로 2천원을 곧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휘발유 값은 지난 23일 ℓ당 1천993.82원으로 이전 역대 최고치인 지난해 10월 23일의 1천993.17원을 넘어섰으며, 이후에도 계속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연일 최고 가격을 경신하고 있다.

서울지역 휘발유 평균가격도 22일 ℓ당 2천70.01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연일 오르고 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이처럼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은 산유국인 이란이 핵개발과 관련해 서방국가와 갈등을 빚으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23일 기준 배럴당 120.22달러를 기록해 3년6개월 만에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섰다.

두바이유 강세에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제 제품가격이 계속 상승해 국내 제품가격도 끊임없이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를 중심으로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기름값 100원 인하로 정유사가 '희생'을 했으니 이번에는 정부가 나서 유류세 인하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류세는 정유사의 세전공급가격에 붙는 교통에너지 환경세, 교육세, 주행세, 부가가치세 등 각종 세금을 말하는 것으로, 정유사 공급가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정부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140달러를 웃돌았던 지난 2008년 7월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ℓ당 82원 인하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유류세를 10% 내리면 휘발유 가격이 ℓ당 평균 80원 정도 하락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세수 감소 등을 우려로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에도 유류세 인하와 관련해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130달러를 초과하면 발동하는 컨틴전시 플랜이 마련돼 있으며 원칙을 깨고 미리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 130달러를 향해 치솟고 있어 130달러 초과 시 정부가 기름값을 잡기 위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