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2월 소비자물가가 공공서비스와 축산물 물가의 안정으로 3.1% 오르는 데 그치며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전월 대비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이란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이 오르고 집세와 개인서비스 품목도 강세를 보이고 있어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태다.
또 신학기를 앞두고 학생복, 운동화, 가방, 서적 등의 가격도 올랐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월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3.1%, 전월 대비로는 0.4%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 2010년 12월 3.0%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최근 상승률을 보면 지난해 10월 3.6%로 3%대로 떨어졌지만 11~12월 각 4.2%로 다시 4% 수준으로 올라간 뒤 지난 1월 3.4%를 기록하며 3%대로 다시 낮아졌었다.
또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5% 오르는 데 그치며 지난해 2월(2.6%) 이후 12개월 만에 2%대로 둔화됐다. 전월보다는 0.1%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전월 대비 0.5% 각각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4%, 전월 대비 3.6% 올랐다.
신선어개(어류와 조개류)는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에 그치고 신선채소는 9.8%나 떨어졌으나 신선과실과 기타신선식품은 각각 11.2%, 15.9%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3.1%)에 미친 부분별 기여도를 보면, 축산물(-0.29%포인트), 공공서비스(-0.08%포인트)가 인하 효과를 냈으나 고유가 탓에 석유류(0.45%포인트), 농산물(0.30%포인트), 개인서비스(0.97%포인트) 등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로도 농산물(0.16%p), 석유류(0.13%p), 집세(0.03%p), 개인서비스(0.12%p) 등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지출 목적별로 보면, 전년 동월 대비로 주택·수도·전기(5.5%), 교통(5.0%), 의류·신발(5.1%) 등이 5%대 상승률을 보였으나 오락·문화(0.6%), 통신(-3.5%) 등은 안정세를 보였다.
전월 대비로는 교통(1.1%)이 휘발유값 상승 영향으로, 주류·담배(0.9%)가 수입 담뱃값 인상의 영향으로 눈에 띄게 올랐다.
품목별로는 신학기를 앞두고 관련 품목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전월 대비로 여자학생복(10.9%)과 남자학생복(9.8%)이 10% 가량 치솟았고, 운동화(7.7%), 가방(7.6%), 서적(4.2%) 등도 큰 폭으로 뛰었다. 중학생(0.5%)과 고등학생(0.9%) 학원비도 올랐다.
이 밖에 귤(36.3%), 풋고추(25.5%), 생화(27.6%), 배추(24.8%), 파(24.7%), 하수도료(8.5%) 등이 전월 대비로 크게 올랐으나 돼지고기(-14.9%), 국산 쇠고기(-3.1%), 상추(-23.1%), 국내 단체여행비(-7.0%) 등은 내렸다.
작년 동월 대비로는 고춧가루(82.5%)와 쌀(17.6%)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졌으며, 한파와 고유가로 난방비 부담이 커지면서 풋고추(59.0%), 오이(39.5%), 딸기(19.7%) 등 시설작물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집세는 전년 동월 대비로 전세가 6.0%, 월세가 3.3% 상승했고 전월 대비로는 각각 0.4%, 0.3% 올라 상승세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