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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 물가 급등으로 저소득층 가구 엥겔계수 6년만에 최고

[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지난해 식료품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저소득층 가구의 엥겔계수가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엥겔계수는 20.7%로 2005년(20.7%) 이후 가장 높았다.

엥겔계수는 소비지출 중에 식료품과 비주류음료가 차지하는 비율로,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소비지출의 절대규모가 작기 때문에 생활물가가 오르면 엥겔계수도 큰 폭으로 오르는 것.

전체 가구의 엥겔계수 역시 14.18%로 2005년(14.6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소득계층별 엥겔계수는 하위 20~40% 계층인 2분위가 15.76%, 하위 40~60%인 3분위가 14.40%, 상위 20~40%인 4분위가 13.16%, 상위 20%인 5분위가 11.83%로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낮게 나타났다.

1분위의 엥겔계수가 5분위보다 2배가량 높은 것은 저소득층의 먹거리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고소득층보다 2배 가량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소득층의 기본적인 의식주에 대한 경제적 부담도 커 1분위는 의식주 필수 항목에 대한 지출 비중이 지난해 최근 9년 중 가장 높았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의류·신발, 주거·수도·광열, 가정용품·가사서비스가 1분위 가구의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13%로 상위 20% 계층인 5분위의 31.62%보다 13.51%나 높았다.

1분위의 의식주 부담이 커진 것은 식료품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지난해는 식료품·비주류 음료 물가가 전년도보다 8.1%나 올라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 4.0%의 두 배를 넘었다. 지난해 주택·수도·전기·연료 물가도 4.5%로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상승폭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