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대부금융사 상위 10곳의 대출 연체액이 6천억원을 돌파했다.
1년새 52%나 급등했고, 5개월새 1천억원이 불어났다.
대부업 대출 연체율이 이처럼 급등한 것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인한 국내 경기둔화 속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이 줄어든 탓에 가계의 빚 갚을 능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부업 대출은 고금리인데다 돈을 꾼 사람의 대다수가 다중채무자여서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가계 건전성에 심각한 악영향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대출 증가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연체까지 급격하게 늘어난 탓에 대부업체들의 경영수지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13일 대부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상위 10개 대부금융사의 대출 연체잔액은 6천98억원으로, 전년 동월의 4천10억원보다 52.1%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7월 5천억원을 넘어선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1천억원 가까이 불어났다.
상위 10개 대부금융사의 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1월 8.94%에서 올해 1월 12.39%로 1년 새 3.45%포인트 상승했으며, 지난 1월 한 달에만 0.86%포인트 뛰었다.
지난해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1월 0.7%에서 11월 0.8%로 0.1%포인트 오르면서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한 것에 비하면 큰 차이다.
지난 1월 현재 상위 10개 대부금융사의 대출잔액은 4조9천215억원으로 전년 동월의 4조4천861억원 보다 9.7% 늘었다. 1월 중 신규 대출액은 2천420억원이었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연구위원은 "갈수록 생활이 어려워지고 소득이 줄자 사람들이 은행에서 제2금융권, 대부업으로 밀려나고 있다. 대형 대부업체의 영업정지 이후 상환기간이 더 짧은 소규모 업체에 돈을 빌리는 사람도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대부업체들도 긴장하고 있다. 대출 연체율이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출잔액은 오히려 줄고 있어 경영수지가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대부금융사들이 향후 대출을 늘리기 위해 고객 모집 등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금융당국은 일단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러시앤캐시, 산와머니 등 대부업체 4곳의 영업정지 이후 업계가 위축돼 있다. 또 이달부터 대부업 광고에 대한 규제에 들어간 만큼 동향을 살펴본 뒤 오는 5~6월께 허위ㆍ과장광고에 대한 현장점검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