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고용 회복과 실업률 안정을 위한 추가 경기부양책과 초저금리 기조 유지(통화 완화정책 고수)를 시사한 '버냉키 효과'로 다시 한 번 뜨겁게 달아올랐다.
최근 매도로 돌아섰던 외국인은 다시 '바이 코리아'로 돌아섰고, 삼성전자는 주가가 130만원을 넘어서며 이틀 연속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1.02%(20.57포인트) 오른 2,039.76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2,042.47로 시작했지만 기관과 개인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탓에 이후 상승폭이 둔화됐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26일(현지시간) 전미 실물경제협회(NABE) 연례 콘퍼런스에서 "미국이 최근 3개월 동안 강한 고용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시장은 여전히 취약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노동시장의 최근 개선 속도가 앞으로도 지속될 지 확신할 수 없다"며 경기부양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연준이 현재 취하고 있는 초저금리 정책 등이 성장을 회복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냉키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경기가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당분간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할 의지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돼 3차 양적완화(QE3) 기대감이 고조됐다.
독일의 기업 경기신뢰도가 5개월 연속해서 상승한 것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독일 뮌헨 소재 민간경제연구소 이포(Ifo)는 이날 기업 경기신뢰도가 2월 109.7에서 3월에 109.8로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였던 109.6을 소폭 웃도는 것이며, 최근 8개월간 최고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부채위기 확산 저지를 위한 '방화벽' 규모를 한시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수용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최근 9거래일 중 가장 큰 규모인 3천242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장중 내내 매수세를 이어갔다.
주가가 급등하자 차익 실현에 나선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천119억원과 965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에서 47억원의 순매도, 비차익거래에서 1천191억원의 순매수로, 전체적으로는 1천144억원의 매수우위였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2.23%), 전기·가스(1.85%), 제조업(1.44%), 철강금속(1.33%), 운송장비(1.31%) 등이 1%대 강세를 보였다.
섬유의복, 화학, 비금속광물, 기계, 유통, 전기가스, 운수창고, 금융, 은행, 증권도 올랐다.
반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모두 하락세를 보인 통신(1.86%)이 가장 많이 내린 가운데 의료정밀(0.92%), 종이·목재(0.42%), 건설(-0.30%), 음식료품(-0.20%), 의약품(-0.14%), 보험(-0.06%) 등이 약세를 보엿다.
SK이노베이션(-1.81%), S-Oil(-1.75%), GS(-0.78%) 등 정유주들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대부분이 오른 가운데 삼성전자가 전날보다 3만6천원(2.8%) 오른 131만1천원까지 상승해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현대모비스(3.76%), 현대중공업(3.12%), LG화학(2.73%), 삼성물산(2.62%), NHN(5.78%) 등도 강세였다. KCC도 올 1분기 긍정적인 실적 전망으로 4.7% 올랐다.
특히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분사설과 1분기 실적 우려에서 벗어나며 상승했다.
현대차(0.89%), POSCO(0.92%), 하이닉스(0.50%), 신한지주(0.11%), 삼성생명(0.81%), 한국전력(0.22%), LG전자가 올랐고, KB금융(-0.34%), SK이노베이션(-1.81%), S-Oil(-1.75%)은 떨어졌다.
기아차는 보합을 나타냈다.
주요 종목별로는 한국가스공사가 아프리카 모잠비크 북부해상 4광구에서 대형 가스전을 추가로 발견했다는 소식으로 11.1% 상승했고, 베이직하우스는 중국 소비 진작 정책의 수혜가 예상되며 4.7% 올랐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5종목을 포함해 384개, 하락 종목은 하한가 3종목을 포함해 439개다. 보합은 75개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521.74로 마감해 직전 거래일보다 1.65포인트(0.32%) 떨어졌다.
주요 종목별로는 테라리소스가 중국 원유 생산업체인 중국석유화공고분유한공사(시노펙)과 빈카유전 공동개발·생산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으로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했고, 테라리소스의 최대 주주인 예당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카카오톡 서버 제공 업체인 케이아이엔엑스도 카카오스토리의 흥행 성공 기대감으로 13.2%나 급등했다.
마이크로폰용반도체(ECM)칩 전문업체 알에프세미는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에 힘입어 7.7% 올랐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11종목을 포함해 388개, 하락 종목 수는 하한가 9종목을 포함해 560개다. 보합은 53개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환율은 직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7.40원 내린 1천134.2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