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미국 환경보호청(EPA)가 27일(현지시간) 신규 발전소의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치를 ㎿h 당 1천파운드로 엄격하게 제한하는 내용의 규제안을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JS)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EPA는 이 기준치는 석탄보다 값이 싸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적은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발전소의 건설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PA는 지난 2009년 `깨끗한 공기 법'에서 이산화탄소를 대중의 건강을 위협하는 공해물질로 지목한 이후 배출량 기준치 마련에 본격 착수한 바 있다.
이번에 설정된 기준치는 기존 발전소와 이미 허가를 받아 향후 12개월 내에 착공되는 발전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공해 관련 다른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기존의 설비를 개선할 경우에도 새 기준치를 신경쓸 필요는 없다.
리사 잭슨 EPA 청장은 "이번 조치가 환경의 도전에 대한 영구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기후변화의 위협에서 후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중요하고도 상식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발전업계에서는 이 방안대로라면 석탄을 사용하는 화력발전소는 더 이상 건설할 수 없게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새 기준치에 맞추려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획기적인 기술이 필요한데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도저히 수지타산에 맞출 수가 없어 EPA의 규제가 사실상 발전산업에서 석탄을 몰아내기 위한 시도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전미광산협회(NMA)의 루크 포포비치 대변인은 "어떤 석탄발전소도 충족하지 못할 기준치를 제시함으로써 시장에서 석탄발전소를 퇴출하기 위한 의도적인 시도"라고 비판했다.
반면 환경과 보건단체들은 이번 규제에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도 기존 석탄발전소에 대한 해결책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EPA에 따르면, 2010년 현재 미국 전체 발전 용량에서 석탄과 가스발전소의 비중은 각각 50%와 25% 정도이며, 미국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에서 석탄과 가스발전소의 비율은 각각 33%와 7%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