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 주요 신흥국으로 이뤄진 브릭스(BRICS) 그룹은 29일(현지시간) 개발도상국을 위한 새로운 개발은행을 공동으로 설립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아울러 신흥국 그룹의 경제 영향력 증대에 초점을 맞춰 교역관계를 확충하기 위한 협정도 체결하는 한편, 선진국의 정책으로 말미암아 국제 금융체제에 생긴 과잉 유동성에 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제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이날 뉴델리에서 4번째 브릭스 정상회의를 가졌다.
싱 총리는 이날 기존의 국제기관이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돕지 못하고 있다며 "재무장관들에게 새로운 개발은행 설립안을 검토해 다음 정상회의에 보고하도록 지시했다"며 브릭스 국가가 자금을 모아 운영하는 개발은행의 설립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브릭스가 설립하는 은행은 세계은행(WB) 같은 국제적인 금융기관을 대체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으며,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프로젝트나 무역 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브릭스는 브릭스 국가의 통화로 역내 교역을 확충하는 내용의 협정 2건에도 서명했다.
한편 브릭스는 선진국의 정책으로 말미암아 국제 금융체제에 생긴 과잉 유동성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했다.
브릭스는 이날 정상회의 후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국내 경제를 안정시키려고 취한 공격적인 조치에 따라 과잉 유동성이 신흥국 경제에 흘러들어 왔다"며 "그 때문에 개도국 중앙은행이 대출과 경제성장을 자극하고자 금리를 내리고 수십억 달러를 금융기관에 퍼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