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스페인을 중심으로 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재부각과 미국 소비지표 부진,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 각종 대외 악재가 쏟아진 영향으로 하루만에 2,000선이 또 무너졌다.
외국인과 기관은 쌍끌이 매도에 나섰고, 프로그램 매물도 쏟아졌다. 개인이 저가 매수에 나서며 1,990선은 지켜냈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28포인트(0.81%) 떨어진 1,992.6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시장 예상치를 밑돈 중국의 1분기 GDP 성장률 부진과 미국 소비지표 부진, 스페인을 중심으로 한 유로존 재정위기 재부각으로 크게 하락한 뉴욕 증시의 영향으로 23.63포인트(1.18%) 하락한 1985.28로 출발한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1,980선이 위협받기도 했지만 장 후반 들어 낙폭을 다소 만회했다.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가 6%대를 기록하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500bp를 돌파하는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증폭되면서 투자 심가가 급격히 악화됐다.
여기에다 스페인 중앙은행이 스페인 은행들의 유럽중앙은행(ECB) 차입규모가 전달대비 50% 급증한 2천276억 유로로 ECB 차입 의존도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밝힌 것도 악재였다.
스페인은 이번 주 중반 국채 만기를 앞두고 있어 이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느냐가 국내 증시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대비 8.1% 오르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도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1천239억원, 기관은 791억원 규모로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은 저가 매수에 주력하며 3천813억원 순매수, 지수를 방어했다.
프로그램은 차익거래에서 2천119억원, 비차익거래에서는 1천688억원 등 전체적으로 3천809억원 가량의 물량이 쏟아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1.12%), 운수장비(0.32%), 종이·목재(0.06%)을 제외하고 대부분 하락했다.
특히 건설(-1.73%), 섬유·의복(-1.55%), 금융(-1.50%), 유통(-1.40%), 음식료(-1.32%) 등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하락장 속에서도 신차 기대감이 부각된 현대차(1.94%)가 2%대 상승률을 보이고 기아차도 0.64% 상승했으며, 하이닉스(0.86%)와 SK이노베이션(0.88%), KT&G는 1%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은 각각 2.03%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고, KB금융(-2.20%)도 2% 넘게 급락했다.
삼성전자는 0.71% 하락한 125만9천원에 거래를 마쳤고, 포스코(-0.91%), 현대중공업(-0.81%), 신한지주(-1.40%), 삼성생명(-1.06%), 한국전력(-0.45%), S-Oil(-1.79%), LG전자(-2.19%), NHN(-1.15%), SK텔레콤(-1.07%) 등은 1% 안팎으로 밀렸다.
주요 종목별로는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자본주의 방식의 도입을 포함한 경제 개혁 논의를 촉구했다는 보도에 광명전기, 선도전기, 제룡전기 등 남북경협주가 동반 급등세를 보였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는 언론 보도에 윌비스와 사람인에이치알 등 일자리주도 급등세를 보였다.
반면 대한항공은 1분기 어닝쇼크 전망에 -4.75%나 급락했고, 하이마트는 선종구 대표이사의 횡령 및 배임혐의 발생으로 인해 1.8% 하락한 채 오후 1시59분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9개를 포함해 334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없이 470개 종목이 하락했으며 89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3포인트(0.33%) 오른 501.09로 마감해 5거래일 만에 500선을 회복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에 출마하려는 뜻을 굳혔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며 안철수연구소가 개장 직후 가격제한폭(14.98%)까지 치솟았고 안철수 테마주로 불리는 잘만테크, 솔고바이오, 케이씨피드, 우성사료 등도 상한가를 나타냈다.
새누리당의 신공항 공사법 발의 추진 소식에 신공항 관련주인 영진인프라와 영화금속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영흥철강도 9% 이상 급등했다.
여행업체 BT&I는 SM엔터테인먼트로 인수된다는 소식에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시공테크는 여수세계박람회 전시사업을 계약했다는 소식을 호재로 4.0% 올랐다.
반면 중국 동방CJ 지분을 매각한 CJ오쇼핑(-15.0%)은 하한가로 추락했으며, 하이마트 거래 중지로 하이마트 최대주주인 유진기업(-5.6%)은 낙폭은 확대, 5.59% 급락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상한가 19개 종목을 포함해 517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개 종목을 포함해 398개 종목이 하락했다. 90개 종목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7원 오른 1138.5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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