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19~20일(이하 현지시간) 열리는 주요 20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담을 앞두고 국제통화기금(IMF) 증액을 둘러싼 기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일본과 유로존이 IMF 증액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최대 지분국인 미국이 '돈을 더 못낸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표명하고 있고, 중국, 브라질, 인도 및 러시아의 브릭스(BRICs)도 'IMF 개혁이 먼저'라며 증액에 대해 회의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이번 워싱턴 회동에서 IMF 증액이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증액을 둘러싼 기 싸움은 오는 6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G20 연례 정상회담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IMF 증액 문제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지난 1월 유로 위기 지원 확대를 위해 IMF 기금을 5천억 달러 이상 증액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라가르드는 그러나 지난 12일에는 유로존 위기가 이전보다 진정됐다면서 "몇 달 전 생각했던 만큼 돈이 더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고, 17일자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회견에서는 유로존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방화벽'이 얼마나 되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4천억 달러 이상"이라고 대답했다.
관측통들은 IMF가 현재 요구하는 증액 규모가 4천억~5천억 달러라고 관측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담이 열리기에 앞서 일본이 600억 달러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면서 "여기에 덴마크와 스웨덴 및 노르웨이가 약속한 돈까지 합치면 770억 달러가 확보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도 합쳐서 1천500억 달러를 IMF에 출연하기로 앞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미국은 IMF 증액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미국 재무부의 라엘 브레이나드 국제담당 차관은 17일 워싱턴에서 G20 회동에 대해 사전 브리핑하면서 "IMF에 추가 출연하지 않을 것임을 매우 분명히 밝혀왔다"며 "IMF가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재원이 매우 적정한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유럽이 역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 IMF 증액보다는 유로존 위기해결을 위한 유럽의 자구 노력을 요구했다.
AFP는
미국 공화당은 미국의 기존 IMF 출연에 대해서조차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교도통신은 이에 따라 이번주 G20 회동에서 'IMF 증액이 필요하다'는 정도의 느슨한 합의만 이뤄질 가능성이 크며 회동 후 발표될 공동 성명에 증액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교도통신에 "신흥국들이 '왜 우리보다 더 부자인 나라들을 위해 돈을 내야 하느냐'고 반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로이터는 오는 6월의 멕시코 G20 정상회담 때나 구체적인 내용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