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해외발 훈풍으로 사흘 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2,000선도 다시 회복했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19.23포인트(0.97%) 오른 2,004.53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미국 기업들의 '깜짝실적' 발표와 그리스 국채발행 성공과 독일 경제지표 개선, IMF의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조정 등의 잇따른 호재에 뉴욕증시가 급등한 영향으로 전날보다 무려 28.93포인트(1.46%) 상승한 2,014.23으로 출발하며 단숨에 2000선을 회복했으나 오후 들어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하자 상승 폭이 줄었다.
전날 밤 스페인은 1년물과 1년6개월물 국채 총 31억8000만유로 어치를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원래 목표였던 30억 유로보다 많은 것이다.
1년물 금리가 기존보다 1% 포인트 넘게 오르며 한 달만에 두 배로 오르는 등 등 낙찰 금리가 다소 상승하기는 했지만 시장은 스페인 채권 수요가 늘었나며 물량이 다 소화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독일의 4월 ZEW 경기기대지수가 23.4를 기록하며 예상치를 웃돈 것도 유럽 재정위기 완화 기대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IMF는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보다 0.2%포인트 높인 3.5%로 상향 조정하고, 골드만삭스, 코카콜라, 존슨앤존슨, 인텔 등 미국 주요 13개 기업 중 업종 대표기업들을 포함해 11개 기업 실적이 예상치를 웃돈 것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현재까지 1분기 실적을 공개한 34개 미국 기업들 가운데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은 75.4%에 달하는 호실적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알코아를 필두로 JP모건, 씨티그룹, 인텔, 야후, 구글 등이 모두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놓고 있는 데, 어닝 시즌 개막 2주 만에 70% 넘는 기업이 실적 호조를 보인 것은 2010년 3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하지만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만기와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외국인이 관망 심리를 드러내며 오후에 '팔자'로 돌아선 영향으로 상승폭이 제한됐다.
오는 20일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의 국채 만기와 22일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있어 외국인의 관망심리가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1천233억원을 순매도하며 3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장 초반 한 때 순매수를 보였지만 매도로 돌아섰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762억원과 382억원을 각각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를 막기에는 부족했다.
프로그램 매매도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차익거래에서 250억원 순매수, 비차익거래에서 1천86억원 순매도하며 전체적으로 836억원 매도 우위였다.
업종별로는 혼조세를 보였다.
전기전자(2.63%), 운수·장비(1.88%), 건설업(1.69%), 운수·창고(1.40%), 제조업(1.36%), 증권(1.22%) 등이 많이 올랐다.
세계 최대 반도체회사 인텔의 실적 호조에 애플 주가 반등이 겹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정보기술(IT) 종목이 큰 폭 상승세를 보였다.
조선주는 수주기대감으로 대우조선해양(6.00%)과 삼성중공업(5.73%)이 5~6%, STX조선해양(3.75%)과 현대미포조선(3.15%)은 3% 이상, 현대중공업(1.77%)은 2% 가까이 오르는 등 크게 올랐다.
OCI와 넥솔론, 웅진에너지, 오성엘에스티, SDN, SKC솔믹스, 에스에너지 등 태양광 관련주가 글로벌 태양광 제조업체들의 구조조정 소식에 공급과잉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였다.
반면 철강·금속(-0.41%), 의약품(-0.31%), 화학(-0.29%), 은행(-0.27%), 보험(-0.26%), 섬유의복(-0.22%), 종이목재(-0.22%), 유통업(-0.09%), 통신업(-0.08%), 전기가스(-0.02%) 등은 소폭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역시 등락이 엇갈렸다.
UBS, 골드만삭스, CS, CLSA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해 주문이 집중된 삼성전자는 장중에 130만원을 회복하기도 하는 등 강세를 보인 끝에 전날보다 3.52% 오른 129만3천원에 거래를 마감, 7거래일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2.55% 올랐다.
최근 조정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미 법원에 의한 삼성전자 CEO 최지성 부회장과 애플 CEO 팀 쿡의 협상 명령으로 특허분쟁 종결 기대감이 생긴 데다 인텔의 실적 호조, 애플의 6거래일만의 5.1% 상승,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하단냉동고형 냉장고에 대한 덤핑수출 혐의 기각 판정 등의 소식이 들려오면서 크게 올랐다.
역시 미국에서 냉장고 덤핑수출 혐의에 대해 기각 판결을 받은 LG전자(0.91%)는 1% 가까이 올랐다.
유럽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현대차(1.74%)와 기아차(2.42%)가 오른 가운데, SK이노베이션(0.87%), S-Oil(0.93%), 한국전력(0.22%), NHN(0.38%) 등도 상승했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3.75%), 삼성중공업(5.73%)은 3~5%대의 급등세를 보였다.
반면 실적발표를 앞둔 LG화학(-2.53%)은 2.53% 빠지고 신한지주(-0.12%)와 KB금융(-0.35%) 등도 하락반전했다.
하나금융지주(-2.46%)는 해외에서 증자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면서 외국인들의 매도 행렬이 이어진 탓에 장중 5%대의 하락률을 보이다 하락폭이 소폭 줄어들었다.
POSCO(-0.13%), 현대모비스(-0.35%), 하이닉스(-0.88%), 삼성생명(-0.43%) 등도 내렸고, 롯데쇼핑(-1.47%), 호남석유(-1.40%)도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금융당국이 우선주를 퇴출시키겠다는 입장이 보도되자 우선주가 급락했다.
진흥기업우B(-14.99%)는 하한가로 직행했고 대한제당3우B(-13.96%) 역시 하한가 근처까지 떨어졌다.
주요 종목별로는 동양시스템즈가 신규 비즈니스 진출 기반을 구축하고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그룹 내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회사인 미러스를 흡수합병 한다는 소식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동양건설은 거래 재개 후 4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현대위아는 1분기 실적 호조 전망으로 4.35% 상승했고 한전기술은 향후 성장성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으로 3.19% 올랐다. 성진지오텍은 9일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울산공장의 소주 제조관련 면허가 취소될 것이라고 알려진 무학(-14.62%)도 이틀째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7종목을 포함해 449개, 하락 종목은 하한가 4종목을 포함해 358개다. 보합은 88개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3.25포인트(0.65%)오른 503.63에 거래를 마쳤다.
BT&I가 에스엠 효과로 나흘째 상한가 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정운찬 전 총리가 대선 행보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예스24(15.0%)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아 5천70원에 거래를 마쳤고 디아이(14.8%)도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정운찬 테마주'가 크게 올랐다.
우리나라 지상파 3D 방송기술이 국제표준 단독 후보로 올랐다는 소식으로 아큐픽스와 이랜텍, 케이디씨가 3~11% 상승했다.
인터플렉스가 1분기 실적 호조에다 2분기에 삼성전자와 애플 등 대형 IT업체들이 신제품 출시가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에 6.77% 올랐다.
우주일렉트로닉스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3 출시일이 임박한 가운데 스마트폰 수혜주로 부각되며 7.25% 올랐다.
오스템 임플란트가 1분기 깜짝 실적 발표에 5.00% 올라 닷새째 상승했고, 솔브레인이 실적개선 기대감에 5.47% 올랐다.
후너스는 진단사업에 매출액이 발생하는 등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에 힘입어 3.54% 올라 이틀째 상승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8종목을 포함해 553개, 하락 종목 수는 하한가 1종목을 포함해 363개다. 보합은 88개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3.20원 떨어진 1,137.30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