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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중앙은행장, "강력 구조조정 않으면 유로존과 EU서 퇴출될 것"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그리스 중앙은행장은 24일(현지시간) 대대적인 경제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면서 이를 실행하지 않으면 그리스가 궁극적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물론 유럽연합(EU)에서도 퇴출당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이례적으로 강하게 경고했다.

게오르기오스 프로보풀로스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쉬운 방법은 없다"면서 "구조 개혁이 결의 속에 실행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보풀로스는 또 내달 6일의 총선 이후 그리스가 선택해야 할 길이 분명하다면서 "고통스럽더라도 질서있는 구조 조정을 실행할지 아니면 무질서와 사회 소요 속에 몇십 년 전 상황으로 후퇴할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후자를 선택하면 "그리스가 궁극적으로 유로존과 EU에서 퇴출당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경고는 그리스 중앙은행이 올해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이 5% 위축되면서 5년 연속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때를 같이해 나왔다. 중앙은행은 앞서 올해 마이너스 4.5%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리스는 지난해 성장이 6.9% 위축된 것으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25일 '그리스 중앙은행장이 유로 포기 가능성을 경고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EU 지도부가 그간 유로화 신뢰 추락과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등을 우려해 그리스의 이탈 가능성을 언급하길 꺼려온 점을 지적하면서 프로보풀로스가 공개 석상에서 유로 포기 가능성을 강하게 언급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리스의 실업률이 20%가 넘고 특히 25세 미만은 50%가량인 상황에서 총선에서 개혁 반대 세력이 의석의 최대 50%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상기키면서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사회당 후보가 1위를 한 점과 네덜란드 연립 정부가 재정 감축을 둘러싼 이견 때문에 전격 사퇴한 점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