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윤식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직영 판매점에서 소프트웨어(SW) 불법복제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은 올해들어 이달까지 서울, 경기, 부산, 대전, 대구, 광주, 울산 등 7개 지역 내 대형 가전유통업체 95개를 선정해 PC 판매 과정에서의 불법복제 SW 제공하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대형 가전 유통매장 전반에 걸쳐 SW 불법복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삼성디지털플라자와 LG베스트샵 등 삼성전자와 LG전자 직영판매점의 67%가 SW를 불법 복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BSA는 이번 조사가 대형 유통업체 1천550곳 가운데 무작위로 고른 95개 매장을 대상으로만 실시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 불법 SW 설치·판매 규모는 조사된 내용의 10배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 결과, 전체 95개 매장 가운데 53개 매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MS 오피스, 어도비의 포토샵, 한글과컴퓨터의 아래아한글 등의 SW를 불법으로 설치한 PC를 판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직영판매점인 삼성디지털플라자와 LG베스트샵에서도 매장 각 16곳을 조사한 결과, 두 브랜드 모두 11곳에서 불법 SW를 설치 판매하고 있었다.
가전 유통 전문업체 하이마트도 16곳 중 12곳에서 불법 SW를 설치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테크노마트와 롯데백화점 등에서도 PC를 판매하면서 불법 SW를 제공하는 것이 확인됐다.
타룬 서니 BSA 아태지역 단속부문 이사는 "글로벌 기업을 표방하는 삼성, LG의 직영 매장과 하이마트에서 불법 SW 설치·판매가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는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성명서를 내고 해당 유통사 및 제조사의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했다.
SPC는 성명서를 통해 "불법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파는 것은 눈앞의 판매 이익을 위해 소프트웨어산업 전반을 약화시키고 궁극적으로 국가 IT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