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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미국산 쇠고기 검역 강화… 검역 중단은 안 해

[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청와대는 29일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제한이나 수입 전면 중단 요구가 잇따르고 있지만 미국산 쇠고기의 검역을 강화하되 즉각적인 검역중단은 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가 국내에 수입될 가능성은 없다"면서 "국민이 걱정하니까 검역은 강화하지만 현재로서는 국민 건강에 걱정이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30개월 미만의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한 쇠고기만 수입하고 있는데 이번에 감염된 소는 10년7개월의 젖소여서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유럽이나 일본도 중단을 하지 않고, 인도네시아는 월령이나 품종 제한 없이 들여오다가 우리나라처럼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부위로 조건만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 같은 과학적 근거나 국제적 대응을 고려해도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에서 국내에 젖소도 수입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젖소의 수컷인 `육우'로 젖을 짜는 암컷과는 품종이 다르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아울러 국제 규약이나 규범이 정하는 범위를 넘어 국민정서만 고려해 강도 높은 대응을 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당하는 것과 같은 현실적 피해가 우려된다는 판단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중의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조치를 요구하는 여론에 휘둘리면 더욱 혼란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최 수석이 "정치권은 국민 여론에 더 무게를 둬서 할 수는 있겠으나 정부-정당간 모든 사안에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것은 이 같은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이에 따라 광우병 대응을 농림수산식품부로 일원화하면서 물밑에서는 언론을 상대로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