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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 당국 양대축 국세청과 공정위 앞세워 대기업 길들이기?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임기말을 맞아 각종 측근 비리 의혹이 터져나오면서 레임덕 위기를 맞고 있는 정부가 규제 당국 양대축인 국세청과 공정위를 앞세워 대기업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서고 있어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에 대한 잇따른 세무조사와 불공정거래 조사 등을 통해 대기업 길들이기에 나섰다.

먼저 국세청은 최근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를 상대로 두 번에 걸쳐 조사를 연장하는 등 7개월간 강도 높은 정기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4700억원대 세금 추징액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07년 하반기 국세청 정기조사 때 받은 180억원보다 20배 이상 많은 역대 최대 액수다.

국세청은 지난 23일부터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대표 전자업체인 LG전자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도 착수했다. 이 조사는 6개월간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에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을 SK건설에 긴급 투입, 회계 관련 자료를 확보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SK건설에 대한 세무조사는 최근 SK해운에 대한 정기세무조사가 종료된 이후 불과 1 개월도 지나지 않아 착수된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11월 국세청이 SK해운에 대한 세무조사를 끝난 직후 바로 SK건설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간 것을 두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형제의 회삿돈 유용혐의와 관련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SK해운과 SK건설은 계열사 간 자금 흐름을 볼 수 있다”며 “SK해운에 대한 세무조사가 종료된 후 곧바로 SK건설에 대한 세무조사가 착수된 것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SK건설의 주요 주주와 지분율은 SK(40.02%), SK케미칼(25.42%),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9.61%) 등이다.

특히 신세계를 향해서는 국세청과 공정위가 동시에 날카로운 규제의 칼날을 치켜 들었다.

국세청에서는 지난 달부터 지난 주까지 신세계가 1대주주로 있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는 지난 2006년 5월에 스타벅스코리아에 대한 정기세무조사를 실시한 이후 약 7년만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특별한 사안이 있어 실시된 것이 아닌 일반적인 정기세무조사”라며 세무조사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업계는 이번 세무조사에 대해 골목 상권을 죽인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재벌 빵집’을 운영하고 재래시장을 고사시키고 있는 이마트 등을 운영해 논란이 되고 있는 신세계에 대해 우회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내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인 스타벅스코리아는 신세계와 스타벅스가 각각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공정위도 웨스틴조선호텔 베이커리에 대해 신세계 백화점이 부당지원을 한 행위와 관련해 지난 2월 조사를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의 계열사인 웨스틴조선호텔은 골목상권을 고사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마트 지분을 98.78%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