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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농사는 농부가 짓고 돈은 식품회사가 다 벌어"

[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3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농촌진흥청에서 열린 117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농사짓는 사람이 부지런히 일해서 농사를 지으면 돈은 식품회사가 다 번다"면서 "지금 식품회사들은 대형 회사들로, 자기 분야뿐만 아니라 농업 분야에서 연구개발(R&D) 투자를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내가 취임한 뒤 식품부를 농수산부에 넣어 농수산식품부로 만든 것도 이 때문"이라면서 "시골에서 농사짓는 사람한테 R&D 투자하라는 것은 한계가 있다. 식품 하는 대형 회사들이 농수산 R&D에 정부와 함께 투자를 해야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또 "농수산식품부가 지금 굉장히 많은 변화가 왔음에도 전통적인 관행이 살아있는 것 같다"면서 "변화하는 추세에 맞도록 공직자들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농업 부문을 보면 농사짓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도와주고, 지원하는 것에 전적으로 매달려 있다"면서 "그게 아니라 농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아야 한다"고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종자회사가 대거 외국에 넘어간 현실을 지적하면서 "농식품부가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우리 종자회사가 외국에 값싸게 넘어가는 것을 그냥 두고 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 대통령은 "농식품부가 한걸음 앞서 가줘야 농수산 분야가 성장할 수 있으며, 농식품부가 한계에 있으면 발전이 어렵다"면서 "농식품부 공직자 마인드가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농산물을 저가품으로 만들어 경쟁하겠다고 하면 안 된다"면서 "저가 경쟁을 해서는 안 되며 고품질의 믿을 수 있는 식품을 만들면 비싸도 팔리는 시대가 온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이 개인 소득이 1만 달러가 되려면 상당히 걸리겠지만 중국 내에서 소득 2만 달러가 되는 사람이 1억 명 가까이 된다"면서 그런 사람들은 아무리 싸다고 해도 싼 것 먹지 않으며 비싸도 사 먹는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