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5월말부터 6월초까지 증권사들의 주주총회가 잇따라 열리는 가운데 대부분의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대 증권사 사장 중 우리투자증권 황성호 사장,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 대신증권 노정남 사장, 동양증권 유준열 사장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다.
황 사장은 주식워런트증권(ELW) 여파에도 임기 중에 우리투자증권이 증권사 투자은행(IB)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은 능력을 인정받아 연임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내부 평가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투자증권은 2011년 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영업이익이 2천252억원으로 증권사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다만 우리투자증권이 황 사장 재임 중에 LIG건설 기업어음(CP)을 팔아 투자자들에 손해를 입혀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려 있어 이에 따른 책임론이 여전히 불거지고 있는 것이 연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 역시 임기 중에 뛰어난 실적을 달성해 연임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국증권은 2011년 회계연도 영업이익이 2천760억원으로 증권사 가운데 단연 1위에 오르며 기존 대우증권과 삼성증권 양강 구도를 깨고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오너 경영체제인 대신증권 노정남 사장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 뚜렷한 대안을 찾기가 어려워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양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이어룡 회장의 아들인 양홍석 부사장의 승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양 부사장이 아직 30대 초반이어서 서둘 이유가 없는데다 연륜을 더 쌓는 게 장래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동양증권 유준열 사장 역시 특별한 과오가 없이 조직을 안정적으로 관리한 데다 2011년 회계연도에 영업이익 421억원으로 흑자전환을 달성해 연임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반면에 KDB대우증권 임기영 사장은 지난 2009년 최고경영자에 오른 이후 임기 중 1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해외 트레이딩 부분을 강화해 수익을 다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데다 사내 직원들의 평가도 대체로 좋은 편이어서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지난해 차명계좌 개설 의혹이 불거진데다 최근에는 비자금 조성 의혹까지 나오며 대외 입지가 상당히 좁아져 연임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임 사장의 연임은 KDB산은금융지주 민영화에 따른 조직 내 인사 요인에 따라 유동적일 가능성도 있다.
하나대투증권 김지완 사장은 이미 퇴진의사를 밝히고 신변정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지난달 지주사 내에서 등기임원에서 제외됐고 하나금융지주 최흥식 사장보다 6살이 많은 나이도 걸림돌이어서 물러날 것이라는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 사장도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키움증권 권용원 사장은 재직 기간 동안 높은 실적을 달성해 연임이 유력시되고 있다.
권 사장은 2011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영업이익 부문에서 1천601억원을 달성하며 키움증권을 업계 5위권으로 끌어올렸다.
동부증권 고원종 사장과 한양증권 유정준 사장도 연임이 유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