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무하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로부터 지난 2007년 불법대선자금을 제공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바그다디 알 마흐무디 전 리비아 총리가 3일(현지시간)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사실이라고 증언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오는 6일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와 대선 결선투표를 앞두고 있는 사르코지는 패색이 짙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카다피에게서 불법자금까지 받았다는 의혹까지 터져나오며 더 곤경에 몰리고 있다.
알 마흐무디 전 총리의 변호사 베키르 에세드는 이날 튀니스에서 기자들을 만나 "카다피와 그 정권, 알 마흐무디와 함께 일한 관리들이 2007년 사르코지의 대선 운동을 자금 지원했다"며 액수가 약 5천만 유로(약 75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에세드의 이 같은 주장은 프랑스 인터넷 매체 메디아파르가 지난 28일 사르코지가 리비아로부터 대선자금을 받았다고 폭로하는 문건을 공개한 후 나온 것이다.
메디아파르는 프랑스 대선 후보 사르코지의 2007년 선거운동에 5천만 유로 상당을 원칙적으로 지원한다는 협약에 관해 언급한, 당시 리비아 정보기관 수장인 무사 쿠사가 직접 사인한 2006년 작성 문건을 공개했다.
사르코지는 메디아파르의 보도를 강력히 부인하고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에세드에 따르면 사르코지에 대한 선거자금 제공은 카다피의 지시를 받은 쿠사가 처리했으며 이를 증빙하는 문건이 남아있다.
현재 튀니스 감옥에 갇힌 채 리비아로 송환요청을 받고 있는 알 마흐무디의 또 다른 변호인 마브루크 쿠르치드 변호사는 에세드의 증언이 사실이라고 확인하면서 알 마흐무디는 사르코지가 자신을 구금시킨 배후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쿠르치드에 따르면 알 마흐무디는 "내가 튀니지에서 체포돼 수감된 건 2007년 대선자금을 건넨 내막이 공개되지 않도록 하려고 사르코지가 사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리비아의 새 정부 국가과도위원회(NTC)와 카타르에 망명 중인 쿠사는 문제의 문건이 가짜인 것 같다며 사르코지를 거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