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6일(현지시간) 치른 그리스 총선에서 기존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사회당과 신민당 등 양당의 합산 지지율이 50%를 넘지 못한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금까지 구제금융 이행 조건으로 추진해온 긴축 재정 기조와 정치 사회 전반의 틀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그리스가 세계경제에 또 다시 부담이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그리스 언론들의 출구 조사 결과, 신민당은 17-20%, 사회당은 14-17%의 지지율을 보여 연정에 참여한 양당의 합계 지지율은 31-37%의 범위에 머물렀다고 AP와 AFP 등이 보도했다.
반면 구제금융에 대해 '재협상'을 공약한 급진좌파연합(시르자)이 선전, 15.5-18.5%의 지지율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고 외국인 추방 등을 주장하는 극우주의의 '황금새벽당'도 의석 확보 기준인 전국 3% 득표율을 뛰어넘는 6-8%의 지지율을 보였다.
그리스 일간지 카티메리니는 투표의 45%가 개표된 상황임을 인용, 신민당이 20.23%, 시리자 15.94%, 사회당 13.92%를 얻었다고 7일 보도했다. 아울러 우파인 그리스 독립당은 10.4%, 공산당 8.36%, 황금새벽당 6.84%를 각각 득표했다고 전했다.
내무부의 부분 개표 결과, 연정에 참여한 신민당은 득표율 18.9%로 전체 의석 300석 중 108석을, 야당인 진보좌파연합(시리자)은 16.8%로 51석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신민당과 연정을 구성했던 다른 정당인 사회당(PASOK)은 13.4%로 41석을 확보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총선 유세에서 '대출 상환 중단 후 구제금융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건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출구 조사에서 지지율 18%를 얻어 제2당까지 넘보게 됐다.
당 대표인 알렉시스 치프라스(38)는 지난 유세에서 긴축 재정을 철회하는 한편 외채 상환을 일시 중단한 다음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연합(EU) 등 '트로이카'가 주도한 구제금융 이행 조건을 재협상하겠다고
공약했다.
시리자의 이 같은 공약에 국제통화기금(IMF) 등을 통해 구조금융을 주도한 독일 등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시 국가 부도(디폴트)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매몰차게 반응한 바 있다.
하지만 기존 구제금융안의 의회 비준에 반대했던 시리자의 급부상으로 내달 중 2차 긴축 재정 프로그램을 펴야하는 그리스는 정치는 물론 경제,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식 개표 결과는 이날 밤 늦게 나올 예정이다.
한편, 좌파연합을 비롯해 다수 군소정당의 원내 진출이 예상됨에 따라 그리스가 구제조건 의무사항을 불이행,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고 유로존에서 탈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리스는 내달 중 2차 긴축 재정을 실행해야 하는 만큼 재협상 또는 유로존 탈퇴는 곧바로 국가 부도(디폴트)로 이어질 것이라고 금융계 인사들은 여러 차례 경고했다.
그리스 구제 금융을 주도한 독일의 울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그리스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EU 탈퇴에 대해서도 "가입 탈퇴는 자발적인 것"이라고 말했다고 그리스 언론들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