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유럽연합(EU)의 카렐 데 휘흐트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일부 중남미 국가들의 보호주의 강화 움직임으로 인해 브라질도 상당한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데 휘흐트 위원은 전날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브라질 관계에 관한 세미나에서 "중남미 일부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보호주의 강화 움직임이 새로운 단계의 발전을 이루려는 브라질의 목표를 위협할 수 있다"며 "중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도 보호주의 강화로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 정부의 국유화 조치가 가져올 부작용을 지적한 것이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스페인 다국적 석유기업 렙솔(Repsol)의 자회사인 YPF의 지분 51% 이상을 국유화했다. 이에 따라 렙솔의 지분은 57.43%에서 6.43%로 줄어들게 됐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스페인 전력회사 REE 소유의 송전업체 TDE를 국유화하겠다고 선언하고 군 병력을 동원해 시설을 장악했다. REE는 2002년 TDE 지분 99.94%를 인수했다. TDE는 볼리비아 전체 송전망의 73%를 차지하고 있다.
데 휘흐트 위원은 중남미 지역의 보호주의 강화 움직임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에 대해 EU 차원의 보복 조치를 시사했다.
한편, 아르헨티나의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인해 실제로 브라질의 수출이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올해 4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 감소하며 2009년 11월 이래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1~4월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개발산업통상부는 앞서 발표한 자료에서 올해 1~4월 브라질의 무역수지 흑자가 33억2천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3.7% 감소했다고 밝혔다.
수출(746억5천만달러)과 수입(713억3천만달러)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흑자 규모는 크게 감소했고, 특히 4월 무역수지 흑자는 8억8천100만달러로 2002년 이래 4월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브라질의 무역수지 흑자는 297억9천만달러로 2010년의 201억5천500만달러보다 47.8% 증가했으며, 2007년의 400억달러 이후 가장 많았다. 하지만 수출은 2천560억4천만달러, 수입은 2천262억5천만달러를 기록, 무역액 5천억달러 달성에는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