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새누리당 새 원내대표로 4선의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이 선출되고 정책위의장에도 러닝메이트로 나선 3선의 '친박' 진영(서울 용산) 의원이 당선됐다.
이로써 오는 15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도 친박 성향의 황우여 의원의 독주가 예상되고 있어 당 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 등 '빅3' 라인업이 친박 일색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누리당 19대 당선자를 대상으로 한 원내대표 경선결과, 이한구-진영 의원 조는 결선 투표에서 전체 138표 가운데 72표를 얻어 66표를 얻은 남경필-김기현 의원 조를 꺾었다.
앞서 1차 투표에서는 남경필-김기현 의원 조가 58표, 이한구-진영 의원 조가 57표를 각각 얻어 1표 차이로 결선에 진출했다.
쇄신파의 대표주자인 남경필 의원은 계파를 떠난 당의 화합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당내세력의 8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는 친박계의 두터운 벽을 넘지 못했다.
이주영-유일호 의원 조는 1차 투표에서 26표를 얻는데 그쳐 탈락했다.
'박근혜 경제교사'로 불리는 이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김부겸 의원을 꺾고 4선 고지에 오른 정책통으로,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박근혜 위원장의 싱크탱크 격인 국가미래연구원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 위원장의 대선공약과 '박근혜노믹스'를 만들 최적임자로 꼽힌다.
이한구 의원이 19대 국회 첫 원내대표로 당선된 것은 친박계 의원들의 대거 지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오는 15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수도권 인사인 황우여 원내대표가 차기 당대표로 유력히 거론되는 만큼 '황우여-이한구'의 수도권과 영남 조합이 12월 대선의 표 확장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원들의 전략적 판단이 있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편, 새누리당권을 친박핵심이 완전히 장악하게 됨에 따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친정체제가 더욱 공고해지고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한구 원내대표 체제는 박 위원장이 추진하는 정책을 법안으로 입법화하는 동시에 야당의 공세를 막아내는 데 선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친박계 일색으로 구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원내대표까지 친박 의원이 당선돼 ‘사당화(私黨化)’ 논란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대 후보 9명 중 7명이 친박계로 분류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 대표를 포함한 5명의 최고위원 모두 친박계로 꾸려져 비박계는 지도부에 한 명도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까지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비판을 피하기 위해 최고위원 자리 가운데 한 자리 정도는 비박계에 내어주는 전략적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당화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