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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그리스 유로존 탈퇴 우려에 1,900마저 붕괴… 외국인 10일째 `팔자'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 우려로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900선 아래로까지 떨어졌다.

심리적 지지선이라 여겨지던 1900선이 깨져 시장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외국인은 10일 연속 매도 공세를 펼쳤다.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관련주들이 강세였다. 강원랜드가 3.82%, 파라다이스가 4.31% 각각 올랐다. 호텔신라(0.93%)와 모두투어(1.52%)도 상승했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14.77포인트(0.77%) 하락한 1,898.96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1900선 밑으로 마감한 것은 지난 1월18일(1892.39)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5.99포인트(0.84%) 내린 1,897.74로 출발, 1900선이 무너진 채 시작한 뒤 31포인트까지 하락하며 1880선까지 밀렸으나 장 막판 구원투수로 나선 연기금의 매수 등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다소 만회했다.

주가 하락은 유럽발 위기가 투자심리를 짓눌렀기 때문으로 보인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도 그리스 유로존 탈퇴 가능성에다 중국의 급격한 경기둔화 가능성 우려, JP모건체이스의 20억달러 규모 손실 여파, 독일 여권의 지방선거 패배, 스페인 등 유럽 재정위기국의 국채금리 급등, 유럽의 제조업 지표 부진 등의 악재로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0.98% 내려 올해 1월3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S&P500지수가 1.11% 하락, 나스닥은 1.06% 하락해 모두 최근 3개월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유니크레디트은행 등 이탈리아의 26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특히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확산되고 있다. 그리스의 연립 정부 구성 실패로 인해 재총선이 기정사실화 되어가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 탈퇴 가능성마저 불거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날 외국인들은 10일째 `팔자'에 나서 1천845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10일 동안 외국인이 내다판 주식 물량은 2조가 넘는다.

개인과 기관은 저가 매수에 집중하며 241억원, 322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의 매도공세를 막기에는 턱 없이 부족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가 751억원 순매수, 비차익거래가 220억원 순매도로 총 530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0.33%), 의료정밀(0.68%), 통신(0.46%) 등 경기방어주인 내수주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하락했다.

특히 비금속광물(-2.05%), 전기가스(-2.61%), 운수창고(-1.62%), 의약품(-1.60%), 서비스(-1.15%), 증권(-1.11%), 금융(-1.00%) 등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졌다.

12일 발표된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 소식이 무색하게 하며 화학, 기계, 철강 등 중국 관련주도 약세를 나타냈다.

빙그레, 남양유업, 오리온 등의 음식료품 업종은 1900선 아래의 하락장 속에서도 상승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기아차(0.62%)와 KT(0.8%) 등을 제외한 대체로 내렸다.

삼성전자가 0.23% 하락한 131만1천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3.07%)와 LG전자(-2.09%)도 전날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삼성생명(-2.03%), LG화학(-2.00%), 한국전력(-2.83%), SK이노베이션, LG 등의 낙폭도 컸다.

현대모비스(-0.51%), 현대중공업(-0.78%), 신한지주(-0.49%) 등도 하락했다.

우리금융은 3.28% 내리며 은행업종의 하락을 주도했다.

현대차와 POSCO는 보합이었다.

주요 종목별로는 대한해운이 국제유가가 급락함에 따라 비용절감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고 대한은박지가 최대주주 변경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국항공우주는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증권사의 분석에 3.6% 상승했고 강원랜드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3.8% 올랐다.

코오롱인더는 듀퐁 소송 건이 관리영역을 벗어나 있어 고질적인 위험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증권사의 분석에 4.3% 상승했고 한전기술은 1분기 실적에 이어 지속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에 2.0% 올랐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14종목을 포함해 211개를 기록했고, 하락 종목은 하한가 없이 616개였다. 보합은 67개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8.03포인트(1.64%) 하락한 480.50으로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은 대규모 투자계획에 대한 부담으로 6.98% 급락했다.

코스닥 지수가 급락하는 가운데 게임주만이 선전했다. 엠게임은 상한가를 기록했고 1분기에 최고실적을 거둔 네오위즈게임즈(3.78%)와 네오위즈인터넷(3.01%), 웹젠(3.31%), 게임빌(1.10%), 컴투스(2.59%), JCE(2.50%) 등이 상승 마감했다.

경봉은 실적효과와 정책수혜 기대감으로 6.4% 상승했고, OCI머티리얼즈는 삼성전자가 휘는(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대량 생산키로 했다는 소식에 2.8& 상승했다.

네패스는 삼성전자 비메모리 투자확대로 수혜 전망이 된다는 증권사의 분석에 2.4% 상승했고 에스엠은 역대 최고 영업이익 달성 소식에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11종목을 포함해 249개, 하락 종목 수는 하한가 4종목을 포함해 708개다. 보합은 41개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9원(0.43%) 오른 1154.1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