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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호남석화, 동반성장지수 최하위 면하려 조작… 신동빈 개입했나?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롯데그룹이 계열사 롯데쇼핑에 이어 호남석유화학까지 동반성장지수 최하위를 면하기 위해 꼼수를 쓴 사실이 드러나 체면을 완전히 구기게 됐다.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이 같은 일이 연달아 나타난 것과 관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는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S는 21일 이달 초 발표된 동반성장지수 조사 과정에서 석유화학과 가스 플랜트를 생산하는 한 대기업 계열사가 하청업체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게 해달라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또 이 대기업이 납품단가를 일방적으로 낮춘 혐의 등으로 공정위에 제소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내 하청업체 대부분은 지난해 ’동반성장위원회’가 하도급 실태를 조사하기 전 이 대기업으로부터 설문 조사지가 오면 전화를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물론 답변을 잘해달라, 질문에 대해 이런 저런 식으로 답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중소업체 대표 6명은 낮은 납품 단가와 불공평한 입찰 등 불공정 행위가 많아 적자가 쌓여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며 이 대기업을 공정위에 제소하기까지 했으며, 한 하청업체 사장은 크레인 고공 농성을 벌인 끝에 적자를 일부 보전받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이 하청업체를 대상으로 불공정 행위를 일삼은 이 대기업은 '설문조사에 좋은 평가를 해달라'고 했던 압력이 통한 탓인지 이달 초 발표된 동반 성장지수에서 ’보통’ 평가를 받았다.

이 대기업은 바로 석유화학과 가스플랜트를 주력으로 하는 롯데그룹 계열사인 호남석유화학.

이에 앞서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비정규직을 탄압하고도 동반성장지수에서 '양호' 판정을 받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인 바 있다.

이는 동반성장지수가 발표되기 얼마 전 롯데백화점 창원점 비정규직 해고 사태를 4개월만에 극적으로 타결시키는 전략적 꼼수를 쓴 덕분이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 하청업체였던 (주)JMP가 지난해 12월 노조에 계약만료를 통보하고 새로 들어온 하청업체가 노조가입자 위주로 고용승계를 하지 않으면서 불거진 이 해고사태는 정치권을 비롯한 전국적 화두로 떠올랐고 경남도와 창원시, 고용노동부, 국회의원까지 중재에 나선 끝에 지난 9일 타결됐지만, 비정규직 탄압을 자행한 곳에 대해서도 '양호' 등급을 준 것으로 인해 씁쓸한 뒷맛을 남겼었다.

한편, 롯데쇼핑에 이어 호남석유화학까지 동반성장지수 평가를 잘 받기 위해 조작 꼼수를 사용한 것을 놓고 롯데그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연달아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과 관련, 신동빈 회장이 개입했거나 신 회장의 눈치를 본 계열사 사장들이 나서 손을 쓴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