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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공정거래·동반성장 협약 평가방식 만족도 100점 만점에 고작 60점"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중소기업의 공정거래와 동반성장협약의 평가방식에 대한 만족도 점수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협력사 자금지원 목표가 비현실적인 것과 세부적인 평가기준과 평가결과를 알려주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보여주기식이나 선심성으로 실제로 지원하지도 못하면서 자금지원 목표를 비현실적으로 높이 잡고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서 평가기준을 잡지 않을 뿐만 아니라 평가기준도 알려주지 않고 평가를 하고 나서는 결과마저도 알려주지 않으니 중소기업으로서는 평가방식에 대한 신뢰도가 낮을 수 밖에 없는 것.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전경련 중기협력센터)는 최근 공정거래·동반성장협약을 체결한 기업 66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만족도가 100점을 기준으로 했을 때 59.5점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들 기업은 '평가기준의 적합성'에 54.9점, '평가결과의 신뢰성'에 61.5점, '동반성장 개선효과'에 62.1점을 각각 줬다.

세 항목 중에서 특히 '평가기준의 적합성'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낮았는데, 기업들은 그 이유로 '협력사 자금지원 목표가 비현실적이다'(37.9%), '평가기준이 업종특성과 맞지 않고 획일적이다'(34.5%), '협약기준의 수용을 일방적으로 요구한다'(24.1%), '1·2차 협력사간 협력에 대한 책임을 대기업에 전가시킨다'(3.5%) 등을 꼽았다.

특히 협력사에 대한 자금지원 목표가 모기업들이 이행할 수 없을 만큼 높게 설정된 점이 평가기준의 적합성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협약 평가결과를 불신하는 이유로는 '협약체결기업에 세부 평가기준과 평가결과를 알려주지 않아 신뢰할 수 없다'(53.3%)'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기업현실과 맞지 않는 평가기준으로 산출된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26.7%), '주관적인 중소기업 체감도가 반영돼 객관성이 떨어진다'(20.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협약평가로 인한 동반성장 개선효과가 낮은 이유로는 '세부 평가결과를 알려주지 않아 개선점을 찾을 수 없다'(64.7%)를 가장 많이 꼽았고, '경영여건상 좋은 평가결과를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23.5%), '당사가 추구하는 동반성장 방향과 공정위의 평가기준간에 괴리가 커 개선여지가 적다'(11.8%)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평가결과의 신뢰성'과 '동반성장 개선효과'를 떨어뜨린 가장 큰 원인으로 모두 평가결과를 해당 기업들에 알려주지 않는 것이 지목됐다.

양금승 전경련 중기협력센터 소장은 "동반성장지수가 자율적인 동반성장 기업문화를 확산하는 지표로 정착되려면 기업현실과 경제여건에 맞고 기업들이 달성할 수 있는 평가기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와 동반성장위원회는 기업의견을 경청해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