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창용 기자] NC백화점을 통해 명품 병행 수입시장을 열었던 박성수 이랜드 회장에 이어 이번에는 신세계 이마트 정용진 부회장이 이랜드가 독점 수입하고 있는 뉴발란스 신발 브랜드를 병행수입으로 들여와 이마트를 통해 판매한다.
박성수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이 서로 명품 병행 수입을 통해 맞불을 놓은 셈이다. 둘의 대결이 볼만하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병행 수입(독점 수입업자 외에 다른 업체도 같은 브랜드 상품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방식)을 통해 가격을 30%가량 낮춘 뉴발란스 운동화를 24일부터 전 점포에서 판매한다.
이마트는 뉴발란스의 인기 모델로 꼽히는 `574시리즈` 정품 12종을 일반 백화점 판매가인 9만9000원보다 30% 낮은 6만9000원에 판매하기로 했다. 이번에 준비한 물량은 1만여 켤레. 판매 상황을 지켜보면서 추가로 수입할 수도 있다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이랜드는 뉴발란스를 신발사업 첨병으로 삼아왔다. 이랜드가 2008년 독점 라이선스를 맺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면서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뉴발란스 매출은 2008년 260억원 수준이던 것이 △2009년 650억원 △2010년 1650억원 △2011년 3000억원 등으로 급성장했다. 올 1분기 매출만 1020억원에 달해 연간 기준으로 4000억원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이랜드는 최근 서울 신촌에 신발 멀티숍인 `폴더`를 론칭하는 등 신발사업에 경쟁력을 키워왔다. 이랜드는 겉으로는 신경 안 쓴다는 입장이지만 국내 최대 대형마트가 경쟁자로 나선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유통업체가 뉴발란스를 병행 수입한다고 해도 우리 판매 품목보다는 적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양성 측면에서 우리 경쟁력이 충분한 만큼 판매율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이월상품 등에 대해서는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574시리즈는 1980년 처음 출시된 이후 30년 넘게 다양한 연령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뉴발란스의 베스트셀러"라며 "1년 전부터 사전 기획을 통한 병행수입으로 가격을 낮춘 만큼 소비자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