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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회원국·은행·기업, `그리스 이탈' 대비책 마련 나서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이탈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로존 회원국의 절반 이상과 대부분의 역내 은행, r그리고 대기업이 유사시 대비책을 마련했거나 곧 대비책 마련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유럽과 미국의 대형 펀드들은 이미 유로 자산을 대거 매각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24일(현지시간) 17개 유로존 회원국 가운데 최소한 절반이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에 대비해 긴급 방안을 만들었거나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날 보도에 앞서 EU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EU가 회원국에 그리스 이탈에 대비하도록 내부 통보했다'고 전한 바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탈리아와 핀란드, 독일,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벨기에, 오스트리아 및 슬로바키아가 대비책 준비에 이미 착수했거나 곧 그럴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유럽의 유로존 역외국으로는 스웨덴이 그리스 이탈에 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역내 기업도 그리스 이탈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항공 모기업인 인터내셔널 에어라인 그룹과 독일 BMW가 유로존의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들이 전했다.

대부분의 역내 은행도 비상책 마련에 나섰다.

파리 소재 금융인은 로이터에 "그리스가 유로를 포기하고 옛 통화인 드라크마로 돌아갈 가능성에 대비해 모든 은행이 전담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프랑스 금융기관을 컨설팅하는 인사도 "은행들이 비상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과 미국의 대형 펀드들도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을 우려해 유로 자산을 대거 처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 2위 사모펀드인 아문디와 영국 최대 펀드인 트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며칠 사이 유로 자산 노출을 크게 줄였고 미국의 머크 인베스트먼트는 산하 환 펀드에서 유로를 이미 지난 3월 15일을 마지막으로 전량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