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경남지사의 대선 행보가 가파른 가운데 문재인 상임고문의 총선 패배 책임론을 거론해 파장이 일고 있다. 안철수 원장과는 최종 단일화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고 했다.
김 지사는 24일 민주당 관계자 10여명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이번에 최소한 1당이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패한 것에 대해 모두 책임지고 반성해야 한다"면서 특히 부산 지역에서 경선 없이 단수로 공천하거나 외부인사 전략 공천을 많이 한 것에 대해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남은 억지로라도 경선을 붙였는데 부산은 '낙동강 벨트'라고 해서 단수공천을 너무 많이 하다 보니 흥행에 차질이 생기고 활력을 잃었다"며 "경선을 붙여서 (흥행을) 띄웠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그는 "내가 문 고문에게 '경남은 나도 살필 테니, 부산을 좀 더 확실히 챙겨 달라'고 했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의 발언은 친노(親盧) 진영의 유력 대선주자로서 부산·경남 지역 선거를 사실상 총괄지휘했던 문 고문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김 지사는 앞으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친노 진영의 대표주자 자리를 놓고 문 고문과 경쟁을 벌여야 할 처지다.
그러나 김 지사 측 관계자는 “문 고문에 대한 책임론을 얘기한 적이 없고, 부산 공천에 대한 아쉬움을 표시한 것”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또 이 자리에서 “내가 지금까지 각종 선거에 11번 나가 5번 이기고 6번 졌는데, 대통령 선거는 (후보 자신의) 성과와 노력이 있어야 할 뿐 아니라 하늘의 뜻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참석자들이 “이장 출신이 대통령이 되면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하자, 그는 “이장이 내 캐릭터가 돼 버렸다. 이 때문에 전국 이장협의회 등에서 나를 위해 뛰어줬다”고 했다. 이장 출신으로 남해군수를 거쳐 노무현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내고 경남지사에 당선된 자신의 이력을 강조한 것이다. 김 지사가 이 같은 자신의 경력을 부각시키는 데는, 선출직에는 지난 4월 총선에 처음 출마한 문 고문과 대비시키기 위한 포석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선 출마 선언 시기에 대해 “6월 한 달간 상황을 봐서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면 지사 임기 절반이 지나는 7월에 출마선언을 하려 한다”며 “지금처럼 지지율 1, 2% 정도로는 안 되고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해서 5% 정도까지는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선 “바깥에 있다가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할 텐데, 최종 경선을 하면 민주당 후보가 이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앞으로 여권을 상대로 개헌 문제 등을 이슈화하고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필요성도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참석자들이 “중국보다는 미국과 관계설정이 중요하지 않으냐”고 하자 “미국 방문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최근 여의도에 사무실을 차리고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나선 상태다. 그는 민주당과 친노 진영 내부뿐 아니라 각계 인사들과 연쇄 접촉하면서 영입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현역의원 지지그룹을 두자릿수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