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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광' 정운찬 전 총리 메이저리그(MSL) 시구까지 '어떻게?'

[재경일보 유혜선 기자] 정운찬 전(前) 국무총리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경기의 시구자로 나선다.

정 전 총리는 오는 6월 1일(현지시간) 저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리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간 경기에서 시구할 예정이다.

이번 시구는 토론토 소재 스코필드추모재단(이사장 서준용)이 정 전 총리의 캐나다 방문 일정에 맞춰 블루제이스구단 측과 협의해 성사됐다.

‘34번째 독립운동가’로 잘 알려진 캐나다 국적의 프랭크 스코필드(한국명 석호필·1889~1970) 박사는 의학자 및 선교사로 영국에서 출생해서 성장한 뒤 19세 때 캐나다로 건너갔으며, 1916년 세균학 전문 의료 선교사로 자원해 아내와 함께 한국에 입국했다.

세브란스 병원에서 세균학과 위생학을 가르치던 스코필드 박사는 이상재, 이갑성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3·1 운동을 뒤에서 준비하고 한국의 사정을 세계에 알리는 일을 맡았으며, 특히 탑골공원에서 만세운동을 벌이는 민중들과 일제의 만행을 사진으로 찍어 해외로 알렸다.

4월 제암리 사건 당시 수원으로 직접 가서 사진을 찍어 보고서를 작성했고, 이후 유관순 등이 갇혀있던 서대문 형무소를 직접 방문하여 독립운동가들을 만났으며, 이듬해인 1920년에는 3.1운동 목격기인 ‘끌 수 없는 불꽃(Unquenchable Fire)’을 해외에서 출판하려다 출국 전 암살미수를 당하기도 했다.

이후 캐나다로 돌아가 한국의 상황을 알리며 1955년까지 토론토 병원에서 일하던 스코필드 박사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대 수의과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사비로 장학금을 만드는 등 선행을 계속하다 1970년 생을 마감했다.

국립묘지에 최초로 묻힌 외국인으로 대한민국 문화헌장을 3번째로 수상했으며, 정 전 총리는 평소 스코필드 박사를 `자신을 키운 4명의 아버지' 중 한 명으로 꼽아왔다.

정 전 총리는 이번 캐나다 방문기간 동안 스코필드 추모공원 개원식에 참석한다. 스코필드추모재단은 한국 정부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정부로부터 각각 80만달러, 40만달러를 지원받아 토론토동물원 구내에 스코필드 박사 동상을 세우고 연못과 정원을 조성하는 등 추모공원 1단계 공사를 마친 상태다.

또 토론토대학에서 '대한민국의 정치와 경제, 동반성장'이란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

정 전 총리는 4일에는 미국 뉴욕에서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강연을 한 뒤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