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2010년 우리나라의 재화·서비스 총공급액이 경제규모가 커진 영향으로 전년보다 무려 13% 이상 늘어났다.
특히 산업구조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988년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비스업은 12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비중이 줄어들었다.
또 원자재 가격 상승은 생산유발 효과를 떨어뜨리고 자동화·기계화 추세는 취업유발 효과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10년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의 재화 및 서비스의 총공급액은 3천733조1천억원으로 2009년에 비해 13.6%나 늘었다.
총공급액은 국내 전체 산출액에 수입을 더한 것으로 전체 경제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척도로 사용된다.
2010년 총공급액 가운데 국내산출액 비중은 3천124조원으로 83.7%였고, 수입은 609조1천억원으로 16.3%였다.
수입 비중은 2008년 17.5%까지 올랐다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2009년 15.6%로 떨어졌지만 2010년 다시 반등했다.
우리 경제에서 대외부문이 차지하는 수출입 비중은 2010년 32.9%로 전년(31.8%)보다 1.1%포인트 증가했다.
이와 함께 2010년 중 최종수요는 1천761조7천억원으로 2009년(1천559조7천억원)에 비해 13.0%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수출은 34.2%에서 35.1%로, 투자는 17.9%에서 19.7%로 각각 비중이 확대됐으나 소비 비중은 47.9%에서 45.1%로 줄어들었다.
소비 가운데 민간소비는 2008년 561조6천억원에서 2009년 576조원으로 2.6%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2010년(617조원)에는 전년보다 7.1%로 증가했다.
또 산출액을 기준으로 산업구조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47.7%에서 2010년 50.2%로 증가했다.
제조업 비중은 1980년 51.0%에서 1988년 52.7%까지 올랐다가 1990년 49.6%로 낮아지고서 줄곧 40% 후반대에 머무르다 이번에 22년 만에 50%대를 회복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석유제품과 1차 금속제품, 화학제품의 가격이 오름에 따라 제조업 가운데 기초소재업종의 비중이 20.6%에서 22.0%로 확대됐다.
특히 조립가공업종에 속하는 반도체, 전자표시장치, 자동차의 산출액이 각각 49.9%, 29.0%, 26.8% 늘어나 제조업의 비중 확대에 기여했다.
반면에 서비스업 비중은 2009년 39.3%에서 2010년 37.7%로 축소돼 1998년 35.8%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은은 "서비스업은 도소매, 운수·보관 등을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산출액이 늘었으나 제조업보다 증가 폭이 적어 산업비중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몇 년 새 두드러지게 나타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산업연관 효과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정 단위의 수요증가가 전(全)산업에 미치는 효과를 의미하는 `생산유발계수'는 2009년 1.955에서 2010년 1.948로 떨어졌다.
한은은 이에 대해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국산 중간투입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수입 중간투입률이 15.4%에서 15.9%로 상승, 2010년 전산업 평균 수입유발계수가 0.313에서 0.314로 상승했지만 부가가치유발계수는 0.687에서 0.686으로 다소 낮아졌다.
또 국내산출과 관련된 재화·서비스의 중간투입률은 2009년 62.2%에서 2010년 63.1로 상승했다.
부가가치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져 2008년 36.8%까지 낮아졌다가 14년만에 처음으로 2009년 37.8%로 반등했으나 2010년 36.9%로 다시 떨어졌다.
이는 국제 원자재가격이 올라 수입품 중간투입률(15.4→15.9%)과 국산품 중간투입률(46.8→47.2%) 모두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투입률이 국산투입률보다 더 크게 상승하면서 국산화율은 75.3%에서 74.7%로 하락했다.
경제규모는 커졌지만 자동화와 기계화의 영향으로 전산업 평균 취업유발계수는 2009년 13.8명에서 2010년 12.9명으로 감소했다.
2010년 중 우리나라 취업자 수도 2천35만5천명으로 2009년(1천973만1천명)에 비해 3.2%(62만4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산업별로는 서비스업은 48만5천명, 제조업은 24만3천명 증가했다.
형태별로는 상용직은 48만3천명, 임시·일용직은 12만4천명 늘었다. 상용직은 계약직을 포함해 1년 이상 고용된 경우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통상적인 의미의 정규직 고용 확대와는 거리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