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지난해 7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3분기 동안 EU의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액(IFDI)이 60.5%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30일 내놓은 '한-EU FTA 발효 이후 한-EU 국외투자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EU 회원국이 우리나라에 투자(IFDI)한 돈은 35억 6천800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16.4%), 2010년(-17.1%) 2년 연속으로 IFDI가 줄어들다가 FTA를 체결한 이후에는 유럽 재정위기에 불구하고 큰 폭의 증가세로 전환한 것.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전체 IFDI(106억 5천600만 달러) 증가율 -0.8%와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분기별 IFDI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27.6%, 4분기 90.7%, 올해 1분기 34.7%였다.
업종별로는 화학(344%), 전기전자(186.8%), 운송용 기계(138.3%) 등 제조업 IFDI가 100.2%나 늘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 IFDI가 10%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서비스업(19억 500만 달러)은 37.4% 늘었지만, 조세회피지역인 몰타로부터의 투자액을 빼면 3.1% 감소했다.
기재부는 "한-EU FTA가 제조업 중심으로 국외투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며 "향후 국외 투자 효과를 높이려면 신성장산업·서비스산업 투자유치, OFDI 확충 등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의 낙후된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위해 EU가 우위를 갖는 비즈니스 서비스, 교육 등의 투자를 유치하고 중국, 일본 등 주변 국가의 EU 시장을 겨냥한 직접투자를 유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특히 글로벌 재정위기로 EU 역내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인수합병(M&A) 기회가 느는 만큼 제조 및 서비스 분야 유망기업 인수를 위한 M&A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나라 기업이 EU에 투자(OFDI)한 돈은 36억 6천300만 달러로 34.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내 기업이 호주, 북미지역으로 다변화한 광업투자를 빼면 실질 OFDI는 28억 2천699만 달러로 65.3% 늘어 우리나라 전체 OFDI 증가율(6.3%)의 10배 규모에 달했다.
특히 제조업은 섬유·직물·의류(1천107.7%), 전기·전자(902%), 운송용기계(394.1%) 등 대부분 업종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여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이 413.5%에 달했다.
서비스업 OFDI는 11억 7천600만 달러로 7.9% 줄어 우리나라 전체 서비스업 OFDI 증가율(-6.8%)과 비슷했다.
OFDI에서 IFDI를 뺀 EU와의 외국투자 순유출(NFDI)은 9천500만달러로 1년전보다 32억4천400만달러 줄었다. 우리나라 전체 NFDI 감소액은 36억6천200만달러다.
광업을 제외한 순유출은 2억2천900만달러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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