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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비리사건 MB절친 롯데 신격호·신동빈 회장 겨냥… 제2롯데월드 1조 특혜 파헤칠듯

[재경일보 조창용 기자] 4대강 비리사건 조사 나선 공정위, MB절친 롯데 신격호·신동빈 회장 겨냥?… 제2롯데월드 1조 특혜 파헤칠듯

대선 전 특혜비리 털고가자는 뜻… 부실조사로 끝날 가능성도
 
4대강 담합 비리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물론 관련 건설 기업들이 떨고 있는 와중에 국세청·검찰·공정거래위원회가 노리는 최종 타킷은 롯데그룹의 신격호·신동빈 부자 회장이 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공정위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담합에 가담했다고 보고 조사 결과를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곳은 모두 20여 곳이다.

공정위는 장기간 조사 기간 중 현장조사를 시작으로 건설사 임원과 관계자 등을 불러 담합의혹을 집중 조사했고 혐의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로부터 심사보고서를 받는 건설사는 20여개다. 구체적으로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SK건설, 현대산업개발, 쌍용건설, 두산건설, 한화건설, 금호산업, 한진중공업, 경남기업, 동부건설, 계룡건설산업, 코오롱글로벌, 삼환기업, 삼성중공업 등이다.

공정위는 해당 건설사에 대해 2~4주 정도의 조사 결과에 대한 반박할 수 있는 소명 기회를 준 뒤 6월 중 수요일 전원회의를 열고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공정위는 담합을 시장경제의 ‘암’으로 간주하며 관련 매출액의 최고 10%를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 공정위가 담합으로 결론 내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자진신고 기업이 있다 해도 수천억 원 대의 과징금 부과가 유력하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공정위는 일부 건설사들에 대해 검찰 고발도 조치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연루된 건설사들은 담합 여부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고, 공정위의 제재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4대강 비리 조사를 시작으로 공정위가 '제2롯데월드'를 겨냥해 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대강 사업이 MB정권 하에서 이뤄진 최대 국책사업인만큼 관련 비리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대선 중에 거셀 것을 감안해 이번에 손을 대기 시작한 상황에서 제2롯데월드 또한 4대강 사업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MB정권 최대 수혜 재벌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롯데그룹이다. 신격호 회장의 숙원 사업인 제2롯데월드 건설허가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지난 3명의 대통령을 거치면서도 사업허가가 나지 않았던 3조원의 초대형 사업이다.

18대 국회 최재성 민주통합당 의원은 2010년 정부가 제2롯데월드 건설을 허가하자 이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그는 “롯데 총괄사장에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동기동창이 취임한 것이 석연치 않다”며 “제2롯데월드가 MB정권의 신정경유착이 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이런 가운데 '제2롯데월드'에 대한 국세청과 공정위 등 정부당국의 판단도 변하고 있다. 대선전에 소문으로 떠도는 의혹을 해소하고 가자는 취지에서 롯데월드 비리를 파헤칠 가능성이 높다. 대선 중에 야당의 공세가 뻔하기 때문이다. 사전에 털고 가자는 얘기다.

정치권은 제2롯데월드 허용이 이명박 정부와 롯데의 긴밀한 밀월관계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과 함께 롯데호텔 총괄사장에 고대 경영학과 61학번 동기동창을 선임한 점 ▲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부터 롯데호텔을 개인 사무실용으로 사용하고 롯데호텔에서 정부 관련 행사가 많은 점 ▲허용 검토 방침과 함께 제2롯데월드 신축을 반대한 김은기 공군참모총장을 경질한 점 ▲허용 방침을 결정하기 이전부터 롯데그룹 측이 일본에서 자금을 들여오고 있던 점 등이 그것이다.

일단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바로 장경작 롯데호텔 총괄대표다. 그가 MB와 롯데그룹의 매개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야당에서 언니게이트와 사위게이트에 이어 ‘친구게이트’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한 당사자다. 장경작 롯데호텔 총괄사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 동기동창으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웨스틴조선호텔 사장으로 있다가 2005년 롯데호텔 사장으로 영입된 그는 지난 2월엔 총괄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의 등장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롯데호텔에 대한 애정은 깊어졌다. MB가 당선인 시절 각종 인선 작업을 위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머물면서 이곳은 ‘베이스캠프’ ‘작은 청와대’ ‘제2청와대’ ‘야외청와대’ ‘주말청와대’ 등으로 불렸다. 이 당선인은 롯데호텔 31층 로열 스위트룸을 밤 늦게까지 이용하면서 각 부처 조각과 청와대 비서진용을 구상했고, 당선한 후 가족과 함께 롯데호텔 스위트룸에서 지내기도 했다. 새 총리로 지명한 한승수 유엔 기후변화 특사도 이곳에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조직 개편안을 만든 핵심 멤버도 기자들의 추적과 각 부처의 로비를 피하기 위해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숨어 개편안을 최종 마무리한 곳이 바로 롯데호텔이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등이 만나 KBS 사장 후임 인사를 논의한 곳도 롯데호텔이었다.

정가에서는 MB와 롯데호텔을 단순한 이용객과 숙박업체의 관계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 측은 “원래 이 대통령이 헬스클럽 멤버인데다 머리도 만져야 하고, 그래서 호텔에 자주 들르다 보니 편하고 애착이 생겼을 것”이라면서 “다른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MB 덕분에 장 사장의 위상도 함께 올라갔다. 이를 입증하듯 그는 지난 인사에서 롯데그룹 호텔 부문 총괄사장에 올랐다. 롯데호텔, 롯데면세점, 롯데월드 등을 총괄하는 이 자리는 이번에 새롭게 만든 것이다. 대통령 취임에 맞춰 롯데 측이 총괄사장직을 신설해 장 사장을 전진 배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사실 롯데호텔은 이명박 대통령과 고대 동기동창인 장경작 총괄사장의 ‘후광효과’로 신정부 출범 후 외국 귀빈은 물론 정부 주관 행사를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롯데그룹의 구애 공세는 일찌감치 시작됐다. 롯데그룹이 대통령 취임일인 지난2008년 2월 25일과 26일 이틀에 걸쳐 종합지와 경제지 등 모든 중앙일간지를 대상으로 대통령 취임 축하 광고를 게재했던 것. 유통업계에서 유일할뿐더러 롯데 자체에서도 이런 성격의 광고는 처음이었다. 어느 기업보다 보수적인 롯데의 평소 이미지에 비추어 파격적이었다는 게 재계 일반의 반응이었다. 특히 재계 순위 5위의 탄탄한 사세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경제계에서 극도로 몸을 낮춰왔던 롯데의 태도에 비추어 달라진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당시 ‘이명박 시대’를 맞아 사전 조율이 있지 않았느냐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사실 이 같은 소식은 당시 정부의 발표가 있기 며칠 전부터 이미 재계와 주식시장에 파다하게 퍼진 사항이었다. 특히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신동빈 부회장이 청와대에서 제2롯데월드 신축과 관련해 발표를 한다”는 소식이 돌았을 정도였다.
 
롯데의 일본 자금 차입도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한다. 무차입 경영을 견지한 롯데그룹은 최근 외화표시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끌어모았다. 롯데호텔, 호남석유, 롯데쇼핑 등을 통해 동원한 자금만 이미 7000억 원이 넘는다. 롯데그룹 측은 운영자금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그룹 내 풍부한 유동자금을 감안할 때 롯데월드의 건립자금이 되었을 것이라는 추측과 함께 M&A를 위한 실탄 축적이 아니었겠나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막대한 예산 낭비와 안보 위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특정 기업, 특정 개인을 위해 특혜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거세었다. 한나라당의 유승민 의원은 이례적으로 “대통령께서는 지난 4월부터, 그리고 서울시장 때부터도 제2롯데에 대해서 굉장히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제 대통령이 됐으니 군용 비행장 전반에 대한 형평성과 납득할 수 있는 안을 내야지, 제2롯데월드 하나에만 매달리는 것은 정부가 균형을 잃은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었다.
 
이에 롯데그룹 측은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룹 정책본부 관계자는 “오랜 숙원 사업이 이제 좀 빛을 보려는데 각종 근거 없는 의혹이 터져 답답하다”면서 “제2롯데월드 관련 입장을 내놓는 게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2006년 참여정부 시절에도 서울시가 허가한 상황인데 국무조정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의 불허 결정으로 난항을 겪은 적 있다”면서 “MB정권이 제2롯데월드 건축에 대해 특혜를 줬다는 것은 억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허가를 내주었던 서울시장은 이명박 지금 대통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