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세계 경제 어디로 가나?… 유로존 위기 증폭에 '침체 조짐' 뚜렷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점점 고조되면서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위기가 스페인으로까지 전이될 조짐을 보이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완전히 패닉상태에 빠진 데 이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2개국(G2) 실물경제도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

이런 데다 6,7월에 각종 정치, 경제 이벤트가 몰려 있어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사태를 수습하는 방향으로 이벤트들이 전개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전 세계 경제는 다시 한 번 짙은 먹구름에 뒤덮일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도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릴 것으로 보인다.

◆ 유로존 재정위기로 G2 경제 '먹구름'

그리스와 스페인 등 유로존에서 형성된 경제 먹구름이 글로벌 경제 양대 견인차인 미국과 중국(G2) 경제에도 암운을 드리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 위기로 인해 주요 2개국(G2)의 대 유럽 수출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그리스과 스페인 등의 금융부실로 인해 실물경기가 위축된 여파가 이들 국가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

G2의 경기둔화는 신흥국가들의 수출감소까지 이어져 '글로벌 연쇄 경기둔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과 미국·중국이 지출을 줄이면서 브라질·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시장까지 세계 곳곳에서 경기둔화의 새로운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유럽 수출 감소로 중국 경제지표 악화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5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가 4월 53.3에 비해 2.9포인트 급락한 50.4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PMI가 50 이상이면 경기확장을, 50 미만이면 경기위축을 의미하기 때문에 아직 확장국면이라고 볼 수 있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52.0~52.2를 크게 밑돈 것이어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전월 대비 상승행진을 이어가면서 전달인 4월에는 13개월 만에 최고치로 높아졌던 PMI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으로 돌아서면서 수치도 '뚝' 떨어진 것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경기둔화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특히 그리스에서 스페인으로 전이된 유럽 재정위기가 중국 경제에 예상보다 큰 충격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유럽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나 되는 중국 최대 수출시장인데, 유럽이 경기 부진으로 인해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중국 수출과 제조업 경기 동반 부진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중국 경제는 2분기 경제성장률이 7%대로 내려 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최근 들어 계속해서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국가신식중심 경제예측부는 지난달 18일 2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7.5% 내외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 GDP 증가율도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8.1%였다.

앞서 씨티그룹은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을 7.5%로, 골드만삭스와 블룸버그통신은 모두 7.9%로 전망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뤼팅 이코노미스트도 "(2분기 반등을 예상한) 우리가 틀렸다"며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 예상치를 8.5%에서 7.6%로 낮췄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채권투자운용사인 핌코도 “중국 경제가 3분기까지 바닥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며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경제성장률의 마지노선으로 인식돼 온 8%선마저 깨질 경우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에 적잖은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차기 중국 총리로 유력시되는 리커창 부총리는 최근 미국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자신은 전력사용량, 철도운송물동량, 대출총액 등의 주요 지표들을 GDP 등의 지표보다 신뢰한다고 밝혔는데, 이 같은 지표들을 통해 나타난 중국 경제는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 국가 에너지국이 발표한 4월 전력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달 7.2%는 물론 지난해 4월 전략사용량 증가율 11.7%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며, 지난 1월의 40.1%에 비해서는 증가율이 10배나 줄어든 것이다.

철도운송물동량 역시 올해 들어 낮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데 하반기에는 증가율이 상반기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은행들의 신규대출 역시 예상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드러났다.

또 4월 산업생산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9.3%로 지난 2009년 5월 이후 3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4.9%의 수출증가율은 전월(8.9%)의 반토막 수준이다. 이는 중국 경제 성장을 떠받치는 '소비, 수출, 투자' 3대 요소가 모두 약해진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고정자산투자(1~4월 누계) 증가율은 20.2%로 전년 동기 대비 5.3%포인트 줄어들었다. 소비증가율 역시 지난해 12월 18.1%에서 지난달 14.1%로 떨어졌다.

◆ 미 경제성장률 하향… 고용시장도 불안

이런 가운데 미국 경제 역시 다시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수정치)을 4월 말 발표했던 예비치 2.2%에서 1.9%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 3%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이는 기업들의 재고투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정부의 재정긴축 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고용여건이 정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임금도 제자리걸음이어서 소비지출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날 발표된 5월 넷째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시장 전망치 37만건을 웃도는 38만3,000건으로 한달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기 때문.

이어서 1일에는 미국 노동부가 지난 5월 실업률이 8.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인 8.1%를 웃돈 것이며, 4월의 8.1%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미국의 실업률이 상승한 것은 11개월만에 처음이어서 감소세를 보이던 실업률이 증가세로 반전된 것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미국의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자수도 전문가 예상치 15만명 증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전월 대비 6만9000명 증가에 그쳤다. 이는 또 2011년 5월 취업자수 증가폭 5만4000명 이후 1년만에 최저 증가폭이다.

유로존 위기로 인해 미국 경제가 모멘텀을 상실하면서 최근 들어 호조를 보였던 고용지표까지 악화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인도도 GDP성장률 반토막

한 때 중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했던 인도 경제도 유로존 위기로 인해 부진에 빠졌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인도의 올 1~3월 성장률은 시장 전망치인 6.1%에 미치지 못하는 5.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9.2%에 비하면 거의 반토막이 난 것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의 재정위기 위험이 그리스에서 스페인으로 옮겨 붙고 중국, 인도 등의 경기마저 둔화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향후 미국 경제의 흐름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 中·美 경기부양책 기대 커져

이로 인해 미국과 중국에서는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달 은행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올해 들어 두 차례나 지준율을 낮췄고 에너지 절약형 가전 제품이나 소형 자동차를 살 경우 구입비의 일부를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제2의 가전하향’ 정책도 실시하기로 했다.

또 지난 2년간 부동산과 투자 부분에 대한 과열조짐을 억눌러왔지만 경기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자 대규모 투자사업 승인, 민간자본 유치를 통한 철도 건설과 물류 개선을 위한 인프라 프로젝트 재가동 등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어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미국에서도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고용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핵심적으로 고려하는 요인인데, 5월에 고용지표가 나쁘게 나온 만큼 QE3나 다른 형태의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연준의 정책결정자들은 오는 19일과 20일 양일간 국내외 악재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미국 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조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또 자넷 옐런 연준 부의장의 6일 보스턴에서 연설과 그 다음 날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이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주목하고 있다.

이 가운데 모간스탠리는 5월 고용보고서가 나온 뒤 연준의 추가 완화정책 실시 가능성이 50%에서 80%로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 세계 경제 6,7월이 1차 고비

유로존 위기로 인해 G2가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6,7월이 세계 경제가 더 큰 위기에 빠져드느냐 아니면 수습 국면으로 들어가느냐의 1차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17일 그리스 2차 총선… 유로존 탈퇴 여부 결정

먼저 유로존 이탈 논란 속에 유로존 위기를 재고조시키며 글로벌 금융시장을 크게 뒤흔들었던 그리스가 오는 17일 2차 총선을 실시한다.

이 선거에서 구제금융 조건으로 약속한 긴축에 찬성하는 신민당이 집권에 성공하느냐 아니면 긴축에 반대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승리하느냐에 따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유로존 위기의 1차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옛 여당인 신민당은 대부분 1위 자리를 지켰으나 최고 지지율이 29.4%로 30%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지지율이 지난 총선 직후 14.5%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상승세를 타면서 최근 들어서는 27%선을 지키는 등 다시 1당의 자리를 찾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구제금융 재협상'을 공약해 급부상한 시리자는 최고 31.5%까지 지지를 받았고 신민당과의 공동 1위를 포함해 4차례나 수위 자리에 오르는 등 1당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는 22.1%까지 떨어지기도 하는 등 지지율이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옛 여당으로 신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한 사회당은 12∼15.5% 지지율을 보이면서 3위를 기록했다.

현재 신민당과 시리자 모두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어 1차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연정구성 협상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5∼29일 실시된 여러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신민당의 예상 득표율은 23.4∼26.5%, 시리자는 22.1∼30.0%로 예측됐다.

◆ 계속되는 스페인 구제금융설

전 세계가 그리스를 주목하고 있는 것은 그리스가 유로존 4위 경제국인 스페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정 고갈에 은행 부실 처리로 골치를 앓고 있는 스페인은 현재 경제가 극히 취약한 모습을 보이며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결국에는 구제금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현재 스페인 국채 금리는 구제금융 마지노선인 7% 선을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그리스 디폴트와 유로존 이탈(그렉시트·Grexit)가 스페인 디폴트와 유로존 이탈(스펙시트·Spexit)로 이어지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8일 스페인 3위 은행인 방키아 은행에 대한 스페인 정부의 구제금융 방침이 발표된 이후 스페인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로 스페인 증시와 국채금리는 물론 유로화 가치와 전 세계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그렉시트’보다 ‘스펙시트’가 더 먼저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까지도 나오고 있다.

런던의 컨설팅업체 스트래티지 이코노믹스의 최고경영자(CEO) 매튜 린은 지난달 30일 마켓워치에 게재한 칼럼에서 그리스와 달리 스페인은 유럽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덩치가 큰 데다 독일과 프랑스의 협력 관계도 삐걱거리고 있고 이미 긴축을 할 만큼 한 상태여서 더 이상의 긴축의 여지가 없을 뿐 아니라 유럽보다 상황이 나은 남미 등 스페인어 사용국이 세계 곳곳에 있어 유로존을 탈퇴해도 고립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태가 악화될 경우 아예 유로존을 탈퇴해버리는 것이 부담이 적다며 이 같이 전망했다.

스페인 경제는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8.5%의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 1~4월 재정적자가 지난해보다 26% 증가하는 등 재정적자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실업률이 25%에 육박하고 스페인 가구의 25%가 아무런 생계수단이 없이 살아가는 등 침체를 거듭하며 계속해서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 또 스페인 국내에 돈이 말라 국채금리가 하염 없이 치솟고 있는 데다 방키아 은행 등 은행 부실에 여전히 발목이 잡혀 있어 앞으로 시장을 뒤흔드는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채 금리가 뛰면 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 스페인 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이 더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스페인이 결국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이어 유로존에서 네 번째로 구제금융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이처럼 스페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스페인 자본시장에서 올 들어 첫 석달간 이탈한 해외 자본이 1000억유로(약 146조151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중앙은행 집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유출된 총 해외투자자금은 970억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 스페인 은행권의 지난달 민간예금도 1조 6300억 유로로 전달 대비 315억 유로 감소했다.

위기에 빠진 스페인이 무너질 경우 이탈리아 역시 구제금융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두 나라가 구제금융을 신청할 경우, 국가 신용등급이 또 한번 떨어지게 되고 국채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해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 민간은행이 손실을 입으면서 그 파장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 시장이 그리스보다 스페인을 더 주시하고 있는 이유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정부 대외부채는 2011년 말 기준으로 각각 7350억유로, 1조7896억유로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위기 국가로 부각되고 있는 3국의 6,7월 국채 만기 규모가 1170억9000만유로(약 171조원)에 달해 올 여름 세계 금융시장의 최대 복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그리스의 국채만기는 82억 유로 규모로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스페인은 444억4000만 유로, 이탈리아는 644억6000만 유로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과 이탈리아 모두 국채금리가 위험 수위를 넘보고 있어 6,7월 내내 위기감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오는 7월에 구제금융기금 규모가 약 5000억 유로 수준인 유럽안정화기구(ESM)가 출범해서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에 대한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스페인 국채가 매력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스페인이 EU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의 구제금융에 전적으로 의존할 경우 향후 수년간 5000억유로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어 지원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점이 문제다.

따라서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독일과 프랑스에까지 연쇄 충격이 가해져 유로존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스페인 디폴트와 스펙시트 발생 시 그 파장은 그리스와 비교할 수도 없는 수준이 될 것이기 때문에 유로존 소식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만약 스페인이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프랑스나 독일까지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며 “뿐만 아니라 도미노식 탈퇴를 불러올 수도 있어 EU로서는 ‘울며 겨자먹기’ 심정으로 일단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프랑스 총선

오는 10일(현지시간)과 17일 실시되는 프랑스 총선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577명의 하원의원을 뽑는 이번 총선에서 가장 큰 관심은 유로존 위기 해법을 놓고 독일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사회당이 얼마나 많은 의석을 차지하느냐에 쏠려 있다.

현재 30%를 약간 넘는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사회당이 녹색당·좌파전선 등과의 좌파 연합을 통해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고 우파가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경우, 올랑드 정부는 내각을 넘겨주고 동거정부를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국정 운영에 큰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 이에 올랑드 정부는 34명의 장관 중 25명을 출마시키는 배수진을 치고 총선에 임했다. 총선에 출마한 장관은 낙선할 경우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현재 전 집권당이었던 우파 대중운동연합의 지지율은 사회당보다 약간 높은 32, 33%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