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유혜선 기자] 안과의사들이 포괄수가제가 실시되는 다음달 1일부터 일주일간 백내장 수술을 하지 않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실력 행사에 나섰다.
대한안과의사회는 9일 저녁 서울 이촌동 대한의사협회관에서 포괄수가제 강제적용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와 임시총회를 열고 이같이 결의했다고 10일 밝혔다.
안과의사회는 이날 발표한 대국민호소문에서 "제도 보완 없이 그대로 시행했을 때 생기는 국민 폐해가 너무 커 이번 수술 거부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또 "포괄수가제로 인해서 수술의 부작용을 줄이고 환자에게 도움되는 고급 재료나 기구를 마음껏 사용할 수 없다"며 포괄수과제에 대해 "양심적인 의사에게는 고통과 좌절을 주는 제도"라고 주장했다.
안과의사들이 이번에 강경 대응을 천명한 것은 그들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이유와는 달리 포괄수가 적용으로 인해 다른 6개 수술과 다르게 백내장 수술 수가가 10% 인하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도 성명을 통해 "의료비를 경감시킬 목적으로 이 제도를 강제 시행하는 것은 국민에게 획일화된 저가 치료를 강요하는 것"이라며 "피해는 국민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백내장 수술 수가 인하에 대해 "의사협회와 관련 학회가 스스로 정한 상대가치(의사행위량) 조정 때문"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2006년 12월 행위별 수가 상대가치 조정으로 백내장 수술가격은 낮아지고 안저검사 등 빈도가 많은 검사가격은 높아졌다"며 "상대가치는 의협과 각 학회가 정한 의사 업무량과 객관적으로 조사한 진료비용을 종합해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포괄수가제는 의사에게 고급 재료나 기구를 맘껏 못 쓰는 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포괄수가제는 치료 과잉을 막는 것이지, 더 좋은 치료를 못 받게 하는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미 5-10년 가량 포괄수가제 시범적용을 통해 안전성을 검증한 것"이라며 "지금도 충분히 적정한 것으로 쓰고 있고 환자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