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주자들의 행보가 빨라지면서 안철수 교수에게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외곽 주자로서 그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안 교수는 늦어도 8월 중에 (대선 출마) 관련 내용을 국민에게 보여줄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안철수 교수 측은 “그분(야당 주자)들이야 정치하시는 분들이니까 그런 것도 고려하겠지만, 안 교수는 자신이 정치에 적합한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중”이라며 “외부 요인까지 끼어들면 결정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 유력 대선주자 가운데 손학규 전 대표가 가장 먼저 대권후보 경선에 도전한다. 손 전 대표는 오는 14일 광화문 광장에서 지지자들의 참여 속에 대권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손 전 대표는 그동안 공들여 온 지속가능한 진보와 복지 모델을 제시하며 세 규합에 나선다. 이해찬 대표 체제 출범으로 대권 행보에 탄력이 붙은 문재인 상임고문도 오는 17일을 전후해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문 고문은 특히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담은 출마선언문을 함께 발표해 축제의 장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당내 일부 의원들의 출마 촉구 지지를 등에 업은 김두관 경남지사는 내일(12일) 출판기념회가 사실상의 대선 출정식이 될 전망이다.
원혜영 민주통합당 의원은 "김두관 지사가 자치와 분권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정치권에서의 가장 훈련되고 자기 철학이 정립된 후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했다. 또 3선의 조경태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정세균 전 대표와 4선의 김영환 의원도 출마 시기를 조율 중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내에선 안철수 서울대 교수를 포함해 경선을 치를지, 독자 경선 후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안풍이 어느 정도 사그라든 현재, 안철수 원장이 정치적인 파괴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무당파의 표심을 잡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MB정권에 대한 실망과 갈수록 심각해지는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에 비해, 새누리당과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지지율은 여전히 견고하다. 총선에 이어 대선에서도 힘겨운 싸움이 예상되는 야권 입장에서는 폭넓은 무당파의 표심을 잡는 것이 우선.
이런 가운데 야권 지지층이 민주통합당과 안철수 원장으로 분리된다면 대선은 더욱 어려운 싸움이 될 수도 있다.
대선 체제를 관리할 새 지도부가 출범하면서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주도권 경쟁은 한층 불이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