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유재수 기자] 유럽 재정위기가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구제금융을 받은 스페인 다음 순서는 이탈리아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으며, 이로 인해 11일 유럽 금융시장에서 이탈리아 주식과 채권 매도가 많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1일 유럽 여러 국가에서 주가가 보합 수준에 머무른 가운데 이탈리아는 주가가 2.8%나 폭락하며 유럽에서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또 최근 이탈리아 국채 가격은 수개월 래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의 10년만기 국채 가격은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금리는 11일에만 0.26% 포인트가 올라 6%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이탈리아는 이 같은 금리 수준이 계속되면 버티지 못할 공산이 크다.
이 같은 결과로 인해서 스페인 은행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으로 유럽 재정위기가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하루도 못가 사라져 버렸다.
밀란의 금융자문사에서 경제학회의에 참석한 대니얼 소틸레 이사는 "재정위기가 이탈리아로 전염될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현재의 위기 대처 메커니즘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관리들도 최근 스페인 은행들에 대한 1천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으로는 유럽 위기의 확산을 막기 힘들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하고 있고,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유럽 재정위기가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를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이탈리아는 국가부채를 상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어 자체 경제성장으로 이 자금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외부에서 고금리로 돈을 빌려와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는 결국 그렇지 않아도 버거운 수준인 국가부채를 더 늘리는 악순환을 낳을 뿐이다. 여기에다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유로존 문제 해결을 위해 유럽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가능성도 높지 않은 데다 오는 17일 치러지는 그리스의 2차 총선 결과에 따라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유로존 우려는 계속해서 증폭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