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스페인 국채금리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이탈리아 국채금리도 급등하는 등 유럽 금융시장이 크게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페인의 국채 금리는 12일(이하 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스페인이 최근 은행부문에 대해 구제금융을 신청해 시장의 우려가 다소 완화됐었지만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에 대한 유럽 정부의 통제능력 부족을 지적하면서 스페인 은행 18곳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이 국채금리 상승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럽 채권시장에서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오후 4시 10분(마드리드 시간) 유로존이 창설된 이래 가장 높은 6.834%까지 치솟으며 '마의 7%'를 눈앞에 두게 됐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독일 분트 10년물은 이날 1.40%에 거래됐고, 오스트리아는 이날 10년 만기 국채 매각에서 사상 최저 금리인 2.36%를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이에 따라 독일 국채 10년 물과 스페인 국채 간 수익률 차(스프레드)도 542bp(1bp=0.01%, 베이시스 포인트)로 23bp 확대됐다.
국채시장의 한 중개인은 "스페인 상황이 지난주보다 더 악화됐다. 1천억 유로 규모의 지원책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4일 국채 매각을 앞둔 이탈리아의 10년만기 국채금리도 마리아 펙터 오스트리아 재무장관이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키운 탓에 전날 종가인 6.032%에서 6.301%로 치솟았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피치의 에드 파커 국장은 노르웨이 오슬로의 한 행사에서 "트리플 A 등급의 국가들의 신용등급도 강한 하향 압력을 받고 있다"며 "마지막 순간에 해결책을 내놓는 것은 위기 대응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로존 위기에 대한 불안이 커진 탓에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약세를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뉴욕시장에서 달러 대비 유로는 0.2% 떨어진 1.2453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