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폭동 촉발 로드니 킹 사망

[재경일보 유재수 기자] 지난 199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종 폭동을 촉발한 로드니 킹(47)이 17일 (현지시간) 자택 수영장에서 익사했다.

로스앤젤레스 지역 방송 KTLA 등 현지 언론은 이날 오전 킹이 로스앤젤레스 위성도시인 리앨토에 있는 자신의 집 뒷마당 수영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킹은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소수 인종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을 세상에 알린데 이어 인종차별적인 재판으로 인해 미국에서 최악의 인종 폭동으로 꼽히는 LA 폭동을 촉발시킨 장본인으로 전국적인 유명인이 됐던 인물이다.

1991년 3월3일 밤 술에 취해 자동차를 몰고 가던 킹은 경찰의 정지 명령을 무시하고 달아나다 추적해온 경찰에 붙잡혀 현장에서 무자비하게 구타를 당했으며 마침 인근 주민이 이 장면을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해 방송국에 넘긴 탓에 TV에까지 방영돼 흑인 사회를 넘어 국제적인 공분을 일으켰었다.

또 킹을 구타해 공권력 남용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4명은 이듬해인 1992년 4월29일 재판에서 무죄평결을 받았는데, 무죄를 평결한 배심원단은 전원 백인이었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로스앤젤레스 지역 흑인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지나던 차량을 세우고 백인 운전자를 구타하는가 하면 상점을 습격해 약탈과 방화를 저질렀다.

특히 일주일 동안 이어진 LA 폭동으로 인해 한인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는 데 전체 피해 업소 1만여개 가운데 2천800여개가 한인 업소였고, 전체 피해액 7억달러 가운데 절반이 넘는 4억 달러의 피해를 한인이 입었다.

한편, 킹의 시신은 킹의 약혼녀 신시아 켈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켈리는 뒷마당에서 킹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나가보니 이미 수영장 바닥에 가라 앉은 상태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켈리는 오전 5시25분 911에 전화로 시신 발견 사실을 알렸으며, 출동한 경찰은 수영장 바닥에 가라 앉아 있던 킹을 건져 올려 심폐소생시술을 했으나 병원으로 옮겨진 뒤 오전 6시11분 사망한 것으로 공식 확인했다.

리앨토 경찰서 폴 스텔라 경사는 킹의 몸에는 아무런 상처가 없었고 타살 흔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가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