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벌떼와의 전쟁' 벌이는 뉴욕, 왜?

[재경일보 유재수 기자] 미국 뉴욕시가 '벌떼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달리는 차량의 백미러에 수천마리의 벌떼가 달라붙어 일가족이 몇시간 동안 차 안에 갇히는가 하면, 레스토랑 입구를 점령한 벌떼로 야외에서 식사를 하던 손님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의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벌떼는 수시로 도심에 출몰해 이 같은 피해를 주며 시민들을 큰 불편과 혼란,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뉴욕에서는 통상 벌떼가 4월 중순부터 7월까지 출몰하는데 올해는 봄이 일찍 찾아오면서 3월부터 벌떼의 출몰이 시작됐다.

지난해 뉴욕이 사상 4번째로 따뜻한 겨울을 보낸데다 봄이 서둘러 시작되면서 벌이 번식하는데 최적의 환경을 조성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이상고온에서는 벌의 번식력이 좋아지기 때문에 양봉장을 미리 확장했어야 하는데도 일부 업자들이 미리 대비하지 못한 것이 이 같은 벌떼 출몰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뉴욕의 양봉업자들은 2006년 이래 정체불명의 질병으로 매년 30%의 벌이 죽어나간 탓에 매년 큰 손실을 겪었고, 이에 시당국은 10년간 금지했던 꿀벌종(Apis mellifera)의 사육을 2010년부터 다시 허가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양봉업에 뛰어들었지만 이들 가운데 대다수는 경험이 없고 양봉장 관리도 허술해 비좁은 양봉장을 뛰쳐나와 도심 지붕이나 뒷마당, 발코니 등지에 벌떼들이 정착하면서 뉴욕은 벌떼 천지가 되어 버렸다.

현재 뉴욕시에는 114명의 양봉업자와 182곳의 양봉장이 등록돼 있지만 지주나 이웃 모르게 운영하면서 신고를 하지 않은 곳이 많아 실제 양봉장은 400곳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해 뉴욕 도심에서 발생하는 벌떼 습격 사례는 예년의 2배에 달하고 있으며 앞으로 날씨가 더워지면서 벌떼가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