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지난 17일 치러진 그리스 2차 총선에서 신민당에 패배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는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불안한 정국 상황으로 인해 결국은 자신들이 권력을 차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치프라스는 "시리자가 한결같이 주장해온 것은 (긴축 재정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난 극복 방안은 현실성이 없을 뿐 아니라 지속적이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하고, 이번 총선을 통해 탄생하는 연립정부에 대해서도 한물간 정치 세력(spent political forces)에 의존하기 때문에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리스가 요구하는 대대적인 개혁 작업을 추진할 수 있는 집단은 부패와 구태와는 거리가 먼 시리자 밖에 없다"면서 "시리자는 곧 이런 기회를 포착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이어 "시리자는 더욱 전투적이고 책임 있는 야당으로 역할을 하기 위해 더 나은 준비 작업을 거칠 것"이라면서 "기회가 오면 조직적으로 정권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고 점쳤다.
그는 시리자가 일약 제2당으로 급부상하며 단기간에 높은 지지를 얻게 된 것은 심각한 경기침체와 23%에 육박하는 실업률로 대표되는 긴축정책에 대한 국민의 큰 분노 때문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시리자가 유일한 대안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민당, 사회당 등 기존 정당들에 대해 국민의 분노를 지적하면서, "만약 시리자가 없었다면 대안은 극단, 혼란과 신(新)나치 극우정당인 '황금 새벽당'이 되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부유층 탈세자들에게는 세금을 내도록 하고, 공공 부분의 터무니없고 거대한 낭비 요소를 발본색원해 보다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리자가 해결해야 하는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시리자는 오랫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월급만 꼬박꼬박 받는 사람들을 색출해 없애고, 정부 부처의 자문관들과 공무원들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국회의원과 장관의 급여와 혜택을 과감하게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긴축과 경기 침체로 가장 극심한 고통을 받는 것이 일반 국민이기 때문에 구제금융(bailout)이라는 용어를 반대한다면서, "현 상황에서 이 용어는 은행권을 위한 것일 뿐 아니라 실물 경제와 사회의 필요성을 함몰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총선 패배 이후 시리자의 전략에 대한 질문에는 지지자들에게 긴축 재정 반대 거리 시위를 촉구하는 대신 12개 좌파 그룹들과 연합해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린 사람들을 위한 보호망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연대와 저항 두 가지 모두 중요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연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우리의 역할은 의회 안팎에서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것에 대해서는 찬사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대안을 제시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신민당은 20일 중으로 연정 성립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